웹 접근성이 지방선거 판도 갈랐다?

장애인 웹 접근성이 지방선거 판도를 갈랐나?

‘여당 참패, 야당 선전’으로 막을 내린 6·2 지방선거 결과가 후보자들의 웹 접근성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모아졌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배려한 후보 사이트에 장애인들의 표가 몰렸고, 어느 정도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보접근성사용자모임은 3일 선거기간 동안 분석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홈페이지의 웹접근성 결과를 발표했다. 선거기간 중 결과를 발표하면 특정 후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선거가 끝나자 마자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민주당 등 야당 후보자들의 홈페이지가 한나라당보다 훨씬 접근성에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는 대체 텍스트 제공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자막 서비스가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유시민 참여당 경기지사 후보의 홈페이지는 키보드 접근성이 수도권 후보들 가운데 가장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인천시장 등 한나라당 후보 홈페이지는 자막제공, 키보드 접근성 등에서 대부분 보통이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접근성사용자모임’ 박문수 활동가는 “유세장을 찾거나 각종 홍보 유인물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은 후보자 선택을 위해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정작 후보자들의 홈페이지는 이런 처지의 장애 유권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다”며 “인터넷이 점점 더 우리의 생활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선출직 후보자들부터 솔선하여 웹 접근성 표준을 준수할 때 장애와 차별 없는 인터넷 세상을 좀 더 빨리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