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CVD 국산화 `9부 능선`

 발광다이오드(LED) 제조 핵심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 국산 제품이 이르면 연말께 양산라인에 첫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LED 업체들이 전공정인 LED 에피웨이퍼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라인에 국산 MOCVD가 적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지난 1월 에피밸리에 공급된 연구개발(R&D)용 MOCVD 가동 결과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주성이 공급한 장비는 현재 양산라인에 적용 가능하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시험 가동 중이며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면 연내 양산 공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평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양사는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국산 MOCVD 공동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에피밸리 외에도 현재 3∼4개 업체와 R&D 장비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까지 에피밸리에 설치된 시험 장비는 문제 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R&D 장비 구매를 협의중인 기업 가운데 일부는 에피밸리 테스트 결과에 따라 곧 바로 양산장비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엔지니어링이 MOCVD 양산 공급에 성공할 경우 독일 엑시트론·미국 비코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MOCVD 시장에 삼각 대결구도가 형성될 지도 관심사다. 현재 삼성LED에는 엑시트론이, LG이노텍에는 비코가 주요 협력사로 MOCVD를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작년과 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매출이 급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전 세계 매출 중 한국 지역 비중이 30%가 넘을 정도로 사실상 국내 시장을 양분해왔다. 강도 높은 판가 인하가 단행되는 반도체·LCD 분야 장비들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높은 MOCVD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주성엔지니어링 장비의 경우, 해외 업체들 제품보다 가격이 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LED 업체들은 향후 세 회사의 경쟁을 통한 MOCVD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