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하홍철 SK증권 상무](https://img.etnews.com/photonews/1006/001271_20100603155739_060_0001.jpg)
SK증권 최고정보책임자(CIO)인 하홍철 BOC(Business Operation Center) 상무는 경영지원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IT조직을 새롭게 재편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SK그룹의 13개 주요 계열사 중 마지막으로 SK증권 IT인력들을 SK C&C로 통합하는 방침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SK C&C 등과 IT계약을 주도했던 하 상무는 IT거버넌스 체계를 염두에 두고 신규 IT조직을 구상했다. 그룹 IT서비스회사로 인력들이 통합되는 만큼 IT아웃소싱에 따른 IT조직의 구체적인 역할을 정의하고 그에 걸맞게 새로운 체계를 설계해 나간 것이다. 당시 하 상무가 내린 결론은 서비스관리와 개발을 담당할 SK C&C와 내부 현업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조직에 현업의 요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 심사숙고 끝에 하 상무는 IT운영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계할 업무개발팀, 결제업무팀 등을 모아 BOC를 신설했다.
◇현업과 IT의 연결고리 ‘BOC’ 신설=하 상무는 “IT와 비즈니스 부분으로 나누어 봤을 때 SK C&C측이 갖춰야 할 IT 역량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현업에서는 어떤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요구사항을 전달해야 할지 잘 모르는 문제점이 존재했다”고 BOC 조직의 설계 배경을 설명했다.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외에 하 상무가 초점을 둔 또 다른 부분은 IT가 선제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이었다. 기존 IT조직은 비즈니스의 요구를 받아 이에 대응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운영을 중심으로 업무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요구사항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계해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BOC는 기획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조직됐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거쳐 올 초 본격적으로 BOC 업무가 시작되면서 하 상무가 BOC를 이끌게 됐다.
BOC가 생겨나면서 달라진 점은 전화나 이메일 등 사적인 연락을 통해 이뤄지던 개발이나 시스템 수정, 변경 요청이 지금은 IT 프로젝트관리시스템(IT PMS)를 통해 체계화됐다는 점이다. 기존엔 현업에서 본인이 요청한 사항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요청사항이라도 시스템을 통해 요청을 접수하고 진행 사항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게 했으며 모든 항목은 BOC에서 문서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업의 요구사항이 접수되면 BOC에서 예상 비용을 파악하고 현업에 피드백을 주는 프로세스 체계가 형성됐다. 요청 접수 후 책정된 예산 내에서 바로 개발에 들어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피드백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모바일 오피스와 트레이딩 고도화=하 상무는 “단순한 요구라 하더라도 BOC에서 현재 시장 상황 등을 살핀 후 다시 현업 측에 비용 등 충분한 정보를 전달한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현업에서 업무 요구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게 됨에 따라 불필요한 개발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IT의 투자대비수익(ROI)을 현업이 결정하고 IT조직은 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하 상무의 주장이다.
아직은 내부적으로 IT의 예상비용을 명확하게 산정할 수 있는 차지백(chargeback)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하 상무는 SK C&C에 개별 단위까지 비용을 산출해낼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요청해둔 상태이다. 제반 인프라뿐만 아니라 IT와 관련된 인건비까지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불필요한 투자를 줄일 수 있다. 차지백 시스템은 올 하반기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요즘 하 상무가 관심이 쏟고 있는 분야는 역시 모바일 분야이다. SK증권은 회사 차원에서 내부 모바일 오피스 구현과 모바일 트레이딩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SK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SK텔레콤이 확산을 추진 중인 ‘커넥티드 워크포스’가 8월부터 SK증권 내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커넥티드 워크포스는 스마트폰 기반으로 모든 업무 영역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자율적인 진화와 발전이 가능한 오픈형 플랫폼을 특징으로 한다. 기업 고객 스스로가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방식을 취하게 된다. SK증권은 우선 7월부터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이메일과 그룹웨어와의 연동뿐만 아니라 기업정보관리시스템(EIS), 판매자동화시스템(SFA)과도 연동이 가능하게끔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하반기 차세대 시스템 본격 활용=모바일 트레이딩은 차별화가 핵심이다. 하 상무는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는 대부분 기본적인 기능들만 제공되고 있는 비슷한 형태”라며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이용해 종합적인 증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이를 위해 모바일 트레이딩 관련 인력을 별도로 배치해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하 상무는 “증권사들은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을 목표로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즈니스 모델에 혼란을 겪고 있고 IB를 위해 준비했던 인프라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모바일과 온라인 사업 강화가 바로 그 유력한 대상이라고 하 상무는 설명했다. 기존에 오프라인 리테일 판매 위주로 실적을 올렸던 SK증권 역시 온라인과 모바일 리테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성능과 처리속도이다. SK증권은 내부적으로 온라인 시스템의 성능을 업계 3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신규 서비스 개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난해말 오픈한 차세대 시스템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올 1분기에 차세대 시스템의 장애와 오류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2분기에는 성능 개선 작업을 연이어 진행 중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신규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하 상무는 기대하고 있다.
하 상무는 “서비스 개발의 신속함도 중요하지만 주문체결 속도향상에 시스템 성능 개선의 초점을 두고 있다”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차세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증권은 모바일 사업 외에도 유틸리티 컴퓨팅 도입 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라며 “이미 일부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이를 확장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프로필]하홍철 상무는.
1991년 동양선물에 입사해 파생상품 업무를 담당했다. 2000년부터 3년간 자산관리시스템 등의 금융솔루션 사업을 하다가 2003년 한국투자증권에 장애파생업무 담당 투자공학부장으로 합류했다. 2007년부터 SK증권 상품본부장과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BOC를 담당하는 CIO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