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온라인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라..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

 ‘오프라인 대학 흉내를 내지 마라.’

 최근‘한국디지털대학교’에서 교명을 변경하고 제 2도약을 선언한 김중순 고려사이버대학교 총장(72)이 사이버대학의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대다수 사이버대학이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온라인 대학 고유의 강점을 살리기보다 오프라인 대학의 겉모습 쫓기에 급급한 것이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김 총장은 “지난 2007년 4월부터 시작한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이 온라인 대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전 세계 123개국에서 온 약 12만∼13만명의 여성들이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한국어·문화 교육은 온라인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민간기업인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작, 무료 제공한 결과 현재 국내 6만784명의 외국인이 가입했고 해외에서 가입한 이들도 3800여명에 육박한다”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국제적으로도 호응도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포스코에 이어 골드만삭스가 이 캠페인에 지원을 자청했다.

 얼마 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방한해 ‘케어기빙(Caregiving·돌봄)’ 연구기관인 ‘RCI코리아’를 설립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RCI코리아는 인터넷을 통해 중국 등 해외에도 환자를 돌보는 ‘케어기버’ 인증 프로그램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무조건 해외로 나가 국제화를 하기 전에 국내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인바운드’ 국제화를 먼저 할 것”을 강조했다.

 이전 한국디지털대학교 설립 초기부터 9년간 변함없이 총장을 맡아온 김 총장은 “200여개 국내 오프라인 대학이 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에서 19개 사이버대학이 추가됐다”며 “오프라인과 똑같은 교육을 하지 말고 온라인만의 차별화한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거듭 제언했다.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고려사이버대학원’도 ‘글로벌문화경영’ ‘케어기빙’ 등 특화된 영역의 전공 발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김 총장은 또 “사이버대학 재학생의 80% 이상이 세금을 내는 직장인들인 만큼 오프라인 대학에 주어지는 정부 지원의 100분의 1만이라도 사이버대학에 분배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