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을 걸러주마’
막강한 정수력을 자랑하는 코오롱 멤브레인 ‘클린필-S’의 호언장담이다.
멤브레인은 물에서 불필요한 물질만 선택해 걸러주는 장치, 즉 수처리 분리막을 통칭하는 용어다. 형태나 소재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코오롱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멤브레인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클린필-S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래 사용해도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분리막에는 지름 0.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세균이나 미생물 등을 걸러낸다. 그런데 구멍이 많다보니 지속적으로 물을 걸러 내다보면 분리막이 쉽게 찢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코오롱은 오랫동안 섬유산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쉽게 찢어지지 않는 원사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분리막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클린필-S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은 분리막이 보강재에서 잘 벗겨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분리막 만으로는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보강재에 분리막을 입혀 사용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보강재가 오염된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분리막이 벗겨져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코오롱은 보강재에 고분자 물질인 불소필름(PVDF)을 사용해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에도 보강재가 잘 견디도록 했다. 코오롱 측은 경쟁사 제품보다 클린필-S가 두 배 정도 더 견디는 힘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클린필-S는 수송과 보관도 편하다. 기존 분리막은 재질 특성상 특수용액에 담가둬야 했기 때문에 수송이나 보관이 불편했다. 코오롱은 표면 제어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특수용액이 분리막을 훼손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코오롱 클린필-S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2008년 IR장영실상을 수상했으며 지식경제부 주관 대한민국 기술대상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10대 기술상 등에 선정됐다. 코오롱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의존하던 분리막 기술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올해에만 1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인 국내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수입 대체효과를 누리게 됐다. 또 매년 2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세계 수처리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일 계기를 마련했다.
코오롱은 현재 환경부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 영등포 정수장 시범사업에 클린필-S를 적용하고 있으며, 국토해양부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어 향후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큰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