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정보화 격차 현상 극심

대중소 기업간, 첨단IT 투자 10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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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오피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기업정보화 2.0’ 열풍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보화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사적자원관리(ERP)·생산관리시스템(MRP) 등 그간 전통적인 기업정보화에서도 크게 뒤진 중소기업이 첨단 IT 투자마저 대기업에 뒤지면서 e비즈니스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우려됐다. 중소기업도 장애인·노인 등 취약 계층처럼 정부의 전향적인 정보화 지원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전자신문이 중소기업기술정보화진흥원(TIPA)과 공동으로 대·중소기업 400곳 정보화책임자 및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정보화 수준 조사’에 따르면 예산과 신기술 인지도가 절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의 첨단 IT 도입률이 대기업에 비해 최고 10배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대기업의 스마트 오피스 도입률은 5.4%로 중소기업 1.2%보다 5배가량 높았으며 모바일 오피스 도입률도 대기업(16.2%)이 중소기업(8.1%)보다 두 배 높았다.

 신정보화 수준 평가는 ERP, MRP 등 전통적인 정보화 시스템의 도입률을 중심으로 해오던 것과 달리 모바일 오피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보안시스템 등 최신 IT 도입률에 대한 조사다. TIPA가 지난해 ERP, MRP 등 전통적인 정보화 지수를 바탕으로 조사한 대·중소기업 간 정보화 격차는 24%포인트였다. 신정보화는 아직 대기업들도 초창기지만 중소기업보다 도입률에서 10배나 앞서 앞으로 이 분야 격차가 대·중소기업 간 정보화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황정선 신한세라믹 전산담당 과장은 “매출 100억원 안팎의 중소기업들의 경우 ERP 등 전통적인 정보화에도 연 매출의 1% 이상을 투자해야 할 만큼 버거운 상황”이라며 “대기업들이 모바일 오피스 등 신정보화를 서두른다는 뉴스를 들으면 불안하지만, 당장 예산 부족으로 중소기업 정보화지원 사업과 같은 정부의 도움이 없는 한 신기술 도입은 먼나라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김상훈 광운대 교수는 “아직 초보 단계지만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해 외근 중에도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 업무를 볼 수 있는 대기업 직원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직원 간 경쟁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기업들이 모바일 공급망관리(SCM)와 같은 첨단 모바일 오피스를 갖추더라도 협력업체인 중소기업과 연동이 되지 않으면 효과를 낼 수 없는 등 신 정보화 격차가 산업생태계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석근 생산정보화협회장은 “아직 ERP 등 전통적 기업정보화 시스템도 구축하지 못한 중소기업에 신IT를 도입하라는 것은 어불성설로 들릴 수 있지만, 기술보안시스템처럼 당장 도입하지 않아 기술유출로 기업이 망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며 “장애인·노인 등 소외계층처럼 중소기업도 정보화 분야 사회적 약자로 인식해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300인 이상 대기업 37개, 일반 중소기업 258개, 정보화지원 수혜 중소기업 105개 등 400개 기업이 표본으로 추출됐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