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백본 스위치 국산화

 외산기업들의 독무대였던 백본망 통신장비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백본용 대용량 스위치 개발에 성공한 유비쿼스는 최근 통합LG텔레콤의 신뢰성 테스트를 통과하고 10대의 제품을 공급했다. 건설사 및 유선방송사업자(SO)와도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올해 안에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본용 장비 부문은 고부가가치 시장이지만 기술 장벽이 높아 수많은 국내기업이 진입에 실패한 곳이다.

 유비쿼스(대표 이상근)는 ‘대용량 백본 스위치(모델명 E7508)’ 상용화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백본망 장비 공급을 개시했다고 6일 밝혔다.

 대용량 백본 스위치는 각 지역 통신국사 백본망에 설치돼 5만회선 이상의 통신가입자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치다. 액세스급 스위치가 대당 20만∼30만원에 불과한 것에 비해 대용량 백본 스위치는 대당 4000만∼1억원 수준의 고가 제품이다.

 국내 대용량 백본 스위치 시장은 시스코가 60%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익스트림·포스텐·알카텔-루슨트 등 해외기업이 나머지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유비쿼스는 액세스급 스위치를 주로 생산해 온 업체인데, 2008년 2월부터 백본 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진행해 왔다. 전체 직원 200명 중 150명이 연구원이며 60명의 연구원이 2년 가까이 대용량 백본 스위치 개발에 매달려왔다.

 E7508은 CPU·메모리 등 부품 기준을 높여 경쟁 제품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반면에 가격은 20∼30% 저렴하게 책정했다. 외국기업들은 장비 판매 후 유지보수 비용으로 판가의 10∼20%를 받지만, 유비쿼스는 10% 이내로 정했다.

 기존에 대용량 백본 스위치 시장에서 가장 고가 제품인 시스코의 카탈리스트 6509가 풀 와이어(트래픽 용량) 최고치가 70%인 반면에 유비쿼스는 최고 100%까지 높였다. 소비전력도 기존 경쟁사 제품에 비해 70% 수준이다.

 운영 효율성도 경쟁사 제품에 비해 훨씬 좋다. 대용량 백본 스위치 내 모듈에는 24개의 포트가 각각 장착되는데, 유비쿼스는 설계 기술로 한 개의 모듈에 12개씩 포트를 이등분했다. 만약 어떤 지역에 10개의 포트가 필요하다면 일반 제품은 한 개의 모듈을 전부 써야 하지만 유비쿼스는 절반의 모듈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유비쿼스 관계자는 “아직 많은 기업, 공공기관이 국산 백본 장비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도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글로벌기업들이 할 수 없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신뢰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