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알테라가 컨슈머 분야에서 국내 시장 공략 해법을 찾았다. 28나노 공정 전환에서 자일링스에 뒤쳐지지만 제품군 다각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동훈 알테라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FPGA 시장은 기존 고성능·고가 제품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분야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일반 소비 가전 분야가 전망이 밝은 만큼 이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PGA는 칩 위에 설계자가 원하는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이 주문형 반도체(ASIC)에 비해 비싼 편이라 일반적으로 연구개발(R&D)을 하거나 시제품을 만드는데 이용돼왔다. 양산은 주로 이동통신용 중계기, 의료장비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위해 이루어졌다. 알테라는 컨슈머분야가 소량 다품종 위주라 ASIC제품으로 원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 지사장은 “알테라는 저가형 제품도 공급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셋톱박스·TV·DVR를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테스트장비 등으로 그 분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그는 “알테라는 17년 이상 제조공정을 일원화해 대만 TSMC에서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공정 개발에만 3년 가까이 걸리는 FPGA 특성상, 집중의 묘를 발휘하는게 알테라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8∼9번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파운드리를 여러군데 쓸수록 원가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알테라는 자일링스와 전세계 FPGA 시장을 양분하는 업체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12억달러(한화 약 1조4천억원)이다. 알테라코리아는 지난 1994년 설립됐다. 직원수는 총 9명으로 기술 지원, 영업 인력이 대부분이다.
김 지사장은 “작년에는 경제 위기 여파가 지속돼 국내에서도 고전 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시황이 회복돼 1분기부터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50%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