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국내 태양광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관련 투자가 증가하고 대기업이 연구개발에 나서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태양광산업협회가 지난해 11월 1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9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에너지기술평가원이 발표한 80%보다 1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조사 시점과 조사기관의 편차를 고려하더라도 큰 진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기술수준이 일취월장 하고 있는 것은 관련 투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태양광 업계는 설비증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올해 3조337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지난해(1조8575억원)보다 투자금액을 63%나 늘렸다.
이는 시장 규모가 비슷한 풍력보다도 5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정부도 올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R&D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333억원 늘어난 2527억원을 배정하고 미래 원천기술 확보와 장비 및 부품 국산화에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잇단 태양광 사업 진출 선언 역시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최근 향후 10년간 태양광 분야에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LG전자도 올해 말까지 총 2200억원을 투입해 240㎿ 규모의 태양전지 양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매년 수천억원을 투입해 5년 내에 세계 톱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기업은 일반적으로 태양광보다 어려운 기술로 평가되는 반도체 사업을 한 경험이 있고 오랫동안 태양광 R&D를 진행해온 데다 자금력이 풍부해 단기간에 선진 기술을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R&D 예산을 집중 투입해 2013년까지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가 넘는 고효율 전지를 저가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일본 산요의 HIT 방식을 활용한 태양전지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도 미국 선파워의 후면전극형 전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와 신성홀딩스·미리넷솔라도 고효율 태양전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안형근 태양광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의 반도체 기술은 세계 최고”라면서 “3년 안에 효율이 20%가 넘으면서 지금보다 50% 저렴한 태양전지가 우리 기술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