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애플 생태계 주도권 잇는다

아이폰4가 애플이 잡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을 이어갈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을 열어젖힌 것은 아이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판매량으로는 노키아가 앞서나가고 있지만, 사실상의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은 애플이 가져갔다.

특히 앱스토어를 통해 개발자들을 위한 생태계를 만든데다, 올해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전자책 장터인 아이북스에 이어, 이번 아이폰4에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를 얹어 하드웨어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에 서비스가 혼합된 시대를 열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은 폐쇄적인 국내 통신 등 IT 시장에 충격을 던져주면서 스마트폰의 전도사 역할을 담당해온 만큼, 7월 출시될 아이폰4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와이드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지난주까지 앱스토어에 22만5천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왔고, 50억건의 다운로드가 발생했다”면서 “이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10억달러의 수익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아이폰으로 생태계 주도한 애플=애플은 지난 1분기에만 835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매출액은 50억달러 대에 달해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휴대전화 제조사로 올라섰다. 특히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5.4%로, 지난해보다 4.9% 포인트나 급증했다. 수치로는 스마트폰 시장의 44.3%를 점유한 노키아에 한참 밀리지만, 모바일 생태계는 애플이 재편했다.

애플이 내놓은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는 전 세계 개발자들을 끌어들였고, 아이폰 소비자들은 기존에 즐길 수 없었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향유하게 됐다.

이는 단말기 위주로 형성된 모바일 생태계를 서비스가 포함된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다.

모바일 생태계 경쟁의 진입 장벽인 운영체제(OS)를 가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휴대전화 시장을 뛰어넘은 전체 IT 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애플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통신사, 제조사도 애플리케이션 장터에 뛰어들었고, 삼성전자는 ’바다’, 노키아는 ’미고’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제조사마저 독자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PC 제조사였다가 휴대전화 제조사, 서비스업까지 진출한 애플의 변신은 영역 구별이 뚜렷했던 IT 경계를 무너뜨리는 나비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애플의 변신 과정에서 게임과 미디어, 책, 동영상 등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유하면서 접하던 모든 콘텐츠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다.

◇업그레이드된 성능 소비자 사로잡을까=공개된 아이폰4는 높은 해상도와 영상통화, HD급 촬영 기능 등을 통해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활용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개선된 하드웨어 성능이 서비스 분야에서의 발전을 견인하는 셈이다. 약점으로 꼽혔던 배터리 성능도 영상통화 기준으로 기존 5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이용성을 높였다.

특히 자이로스코프 기능은 게임 등의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출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돼 앱스토어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멀티테스킹과 통합 폴더, 이메일 통합관리,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 기업 보안 및 자체제작 애플리케이션 활용 증대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iOS 4.0을 탑재한 점도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잡스는 이미 아이애드에 “니산, 시티은행, 샤넬 등의 유수의 광고주들이 들어오기로 했다”면서 광고 효과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게임 ’불리’(booooly)를 내놓은 넥스트 앱스의 김영식 대표는 “디스플레이 개선 등의 강화된 멀티미디어 기능과 멀티테스킹 기능 등을 이용해 게임을 포함한 성능과 비주얼이 보강된 새로운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 성공가도 이을까=지난해 12월 아이폰3GS의 도입 전만 해도 협소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데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이폰은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견인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출시 100일만에 40만대를 넘어선 뒤 이달 초에는 73만여대에 달했다. 아이폰 출시 직후 3% 미만이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최근에는 19% 정도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아이폰은 국내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IT 환경 속에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던 국내 IT 환경에 충격을 선사했다. 꽁꽁 묶여 있던 각종 규제를 풀게 만드는 실마리를 제공했고, 남아있는 일부 규제의 불합리성을 여실히 드러나게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는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서 쉽게 무너질 수 없는 강고한 이미지를 높게 쌓아올리게 만들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만큼, 콘텐츠 시장에서도 아이폰을 우선으로 배려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때문에 아이폰4는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아이폰4에 대한 대기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WWDC에서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국내 출시일이 7월로 공개되면서, 시기적으로도 아이폰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아이폰 3GS를 출시한 KT가 애플과의 협상을 통해 아이폰4의 출시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