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로호 발사] 한국최초우주발사체의 역할과 의미

 지난해 1차 발사시 아쉬움을 남겼던 나로호가 9일 2차 발사에 성공하면 대한민국 우주개발 시대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지난 2002년 개발에 착수, 9일 우주로 향하는 나로호는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최초의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이후 방송통신위성 ‘무궁화 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위성’ 등 총 11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우주시대 개막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로켓에 위성을 실어 쏘아 올리기 때문이다. 기존 위성들은 러시아·프랑스 등 해외 발사체에 실려 외국땅에서 발사됐다.

 나로호는 러시아가 개발한 1단 로켓과 우리나라가 개발한 2단부 ‘킥모터’를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우리나라가 만든 킥모터는 고체엔진을 사용하며, 2단 내부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했다.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국 땅에서 자국이 만든 로켓 발사에 성공한 나라를 일컫는 ‘우주클럽’에 당당하게 세계 10번째로 가입하게 된다.

 우주발사체는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다. 특히 로켓기술은 미사일기술과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간 기술이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나로호 발사로 로켓기술 독자확보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하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검증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제 공동연구개발 참여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국민의 자긍심 고취와 국격 제고 및 신뢰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왔기 때문에 반쪽짜리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발사체 체계기술을 확보했고, 1·2차 발사를 거쳐 위성 발사체 개발 과정의 한 사이클인 설계·제작·시험·조립·발사운영·발사 등을 공동 수행함으로써 우주 선진국의 운영 체계와 경험을 체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2018년까지 엔진까지 포함한 발사체 전체를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하는 KSLV-Ⅱ를 발사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액체엔진 분야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으로 평가된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건설한 나로우주센터도 단시일내 선진국에 버금가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발사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6월 나로우주센터의 완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현재는 나로호에 맞춰 100㎏급이지만, 2017년까지 1.5톤급 실용위성 발사장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사업단장은 “지난해 발사체를 처음 개발, 발사할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전 과정을 한 번 경험해봤던 만큼 기술적인 자신감이 남다르다”며 “기립이 지연되긴 했지만 모든 준비 과정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 만큼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