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로호가 우리 모두의 염원을 싣고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다. 작년 1차 발사의 아쉬움만큼 재도전에 거는 기대는 크다. 과연 인공위성의 궤도 안착신호를 들으며 환호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아마도’라고 유쾌하지 않은 여지를 남기는 것은 우주로켓의 100% 성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운용되고 있는 뛰어난 성능의 우주로켓 중 성공률 100%인 것은 없다. 우주로켓은 극한조건에서 작동하는 부품들 10만개 정도가 모두 정상 작동해야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우주로켓의 발사 성패는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견되고 개선되었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하지만 나로호는 ‘아마도’를 비켜갈 수 있으리라 점쳐본다. 반세기의 우주로켓의 발사 실패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60% 정도가 로켓의 추력을 발생하는 추진기관에서, 그리고 30% 정도가 나로호 1차 발사에서 페어링 미분리 문제를 야기한 항공전기 계통 그리고 단분리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나로호 1단에는 러시아의 폐쇄형 고성능 액체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이는 반세기 러시아의 엔진개발 기술력이 녹아있는 엔진이다. 궁극적으로 사람을 실어 우주로 보내는 유인우주선 발사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탑승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유인우주발사체의 기준을 만족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같은 신뢰성 달성을 위해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개발이 진행됐다.
나로호의 2단은 추력이 7톤인 고체추진제 로켓모터를 사용하는 우주발사체이다. 나로호 2단은 고도 상승을 위한 추가적인 추력의 공급보다는 단시간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켜 정확한 궤도속도를 가지게 하는 ‘원지점 차넣기 기능’이 목표다. 고체로켓 발사체 관련 기술은 국내에서도 1970년대로부터 주로 유도무기 용으로 많은 개발과정이 있었다. 그 수준도 상당히 높다. 실제로 1998년과 2002년 발사 성공한 과학우주발사체 KSR-I, II도 나로호 2단과 동일한 형식의 고체추진제 로켓모터를 사용하며 원지점 차넣기 엔진 개발도 수행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가장 불확실성이 높은 나로호 1, 2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1차 발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페어링의 미 분리는 항공전기계통과 단분리의 문제였다. 다행히 수백번의 부품시험과 수회의 전체분리 검증시험을 거쳐 완벽한 작동을 재현했다. 나로호의 발사에서 이들 추진과 단분리 부분의 성공을 가정했을 때,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언키는 어렵다. 현재까지는 물론이고 앞으로 발사될 우주로켓 중 어느 것도 100%의 발사성공률을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로호와 같은 초기발사체의 성공가능성은 더욱 떨어진다. 우주로켓의 개발은 경험 진화형이다. 많은 실패와 개선 과정이 쌓여서 안정된 로켓으로 수렴된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이미 앞서가고 있는 나라의 로켓 개발과정을 볼 때, 공통적으로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끝내 실패한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의 나로호 2차 발사가 성공이 되건 실패로 끝나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단지 다음을 가는 한 단계일 뿐이며 우리는 결국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wsyoon@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