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5.5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2012년께 8세대로 건너뛴다. 4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 조기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다.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초격차((超格差)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현 디스플레이를 주도하는 LCD에 정면 대결을 벌이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8일 SMD의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2012년 8세대(2200×2500㎜) AM OELD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400명이 넘는 연구인력이 소재 및 장비 개발 등의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MD는 내년 7월부터 세계 최초의 5.5세대(1300×1500㎜) AM OLED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6, 7세대를 건너뛰어 불과 1년 후인 2012년 8세대까지 가동, 대형 AM OLED TV까지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SMD의 계획은 AM OLED 분야 후발기업과 이미 큰 격차를 보인 만큼 LCD업계와 정면 대결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샤프를 제외한 주요 LCD업체들의 주력 공장이 8세대인데다가, 중국기업들도 2012년에나 8세대 LCD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대형 TV 시장에서 LCD와 주도권 경쟁까지 벌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MD는 2012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 삼성전자의 탕정 크리스털밸리에 신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우선 5.5세대를 양산할 공장이지만, 삼성은 2012년께 8세대 양산까지 염두에 두고 공장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김상수 SMD 부사장이 ‘SID 2010’ 기조연설에서 8세대 AM OLED 양산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8세대는 한 기판으로 40인치 8장 또는 50인치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대형 TV 시장 진입을 위해 필수적인 기판 크기다.
SMD 관계자는 “(5.5세대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에는 3인치 기준으로 월 3400만개의 AM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며 “AM OLED TV 시장 선점을 위한 8세대 장비 개발 및 투자도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내년 7월까지 1조6000억원을 들여 공장을 건립하고 5.5세대 1단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시장 상황에 맞춰 2012년까지 남은 9000억원의 투자를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당초 예정보다 1년 이상 앞당겨 5.5세대 양산을 시작했듯 8세대 양산 투자도 서두르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됐다.
SMD가 8세대 양산에 성공하려면 핵심 장비인 유기증착기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AM OLED는 LCD와 달리 여러 재료를 고온으로 가열해 기판에 증착하는 별도의 증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8세대급 장비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MD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에 기존 LCD 장비를 이용하고, TFT 공정이 끝난 기판을 양산 인치에 맞게 잘라 증착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MD의 또 다른 관계자는 “8세대 투자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