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신 사용하는 카드 중 직불카드는 인기가 계속 떨어지는 반면 체크카드는 인기가 급상승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체크카드 이용액은 체크카드 도입 첫해인 2004년 2조6천369억원에서 지난해 36조4천616억원으로 5년 만에 약 14배로 커졌다. 이 기간 이용건수도 7천763만건에서 10억4천903만건으로 13.5배가 됐다. 그러나 직불카드는 이용실적이 2004년 703억원에서 지난해 448억원으로 감소했고, 사용건수도 110만5천800건에서 102만7천3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직불카드와 체크카드는 신용카드가 ‘외상’이 되는 것과 달리 은행의 예금 잔액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물품 구매 즉시 결제가 돼 연체가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각자 계획에 맞춰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카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직불카드는 도입 첫해인 1997년 57억원의 실적을 거둔 이후에도 한해 최고 실적이 174억원(2005년)에 그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직불카드가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것은 신용카드보다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크게 적기 때문이다. 전국에 직불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26만곳으로 신용카드 가맹점(236만곳)의 약 10분 1 수준이다.
또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중간 격인 체크카드가 출시되면서 직불카드가 조금씩 밀리고 있다. 체크카드는 직불카드와 비슷한 기능을 지녔으면서 신용카드와 가맹점을 공유해 사용처는 월등히 많은 편이다.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장점을 두루 지닌 것이다.
체크카드는 내년부터 일반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 혜택도 더 늘어나 체크카드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말정산까지 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카드의 세금 공제율은 일괄적으로 20%가 적용됐지만 내년 연말정산에서는 신용카드의 경우 그대로 20%가 적용되지만 체크카드와 직불카드는 25%로 차이를 두게 된다.
가맹점 수수료도 체크카드가 일반 신용카드보다 낮은 편이다.
지난달 일반음식점의 경우 A카드사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최고 2.70%였지만 체크카드는 2.20%였고 B카드사는 신용카드가 2.65%, 체크카드가 2.10%로 차이를 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직불카드는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체크카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