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TV는 ‘단순함이 가져온 편리함의 미학’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TV의 큰 화면과 인터넷의 방대한 콘텐츠라는 두 가지 장점을 하나로 합친 구글TV는 ‘바보상자’에서 ‘정보와 재미의 보물창고’로 변화하는 TV의 진화를 증명했다.
구글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구글 ‘검색의 과학’ 콘퍼런스에서 구글TV 시연회를 열었다. 구글TV가 한국 언론에 공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TV를 켜자 구글 검색 화면이 나왔다. 시연을 맡은 미키 김 구글 신규사업팀장이 검색창에 ‘CNN’이라고 입력하자 CNN 방송, CNN DVD, CNN 홈페이지 등이 떴다. 기존 TV와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
구글TV는 한 마디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TV다. 방송사가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미키 김 팀장은 이를 “한마디로 내가 보고싶은 콘텐츠를 내가 보고싶은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표현했다.
조작은 매우 단순했다. 리모컨으로 구글TV를 켰을 때 제일 위에 위치한 검색 창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입력하면 된다. 입력은 키보드와 마우스가 결합된 ‘구글 리모컨’으로 한다.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사람도 충분히 조작 가능하다.
인터넷과 방송 사이를 오갈 때 별도의 조작도 필요없다. 모든 시작은 검색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다른 홈페이지, 혹은 방송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3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컴퓨터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보다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글은 고품질 동영상 기술인 ‘구글HD’를 사용, 인터넷 영상을 큰 화면에서도 깨지지 않게 보여준다. 시연에 쓰인 TV는 40인치 LCD TV. 이를 통해서 본 유튜브 동영상은 노트북에서 볼 때의 그것에 비해 화질 면에서 손색없었다.
구글TV를 주목하는 이유는 미디어를 둘러싼 광고 시장의 변화다. 구글TV는 시청자의 콘텐츠 선호도는 물론 시간 등 다양한 고객 정보가 남는다. 이를 이용할 경우 고객 취향에 따른 맞춤형 광고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앨런 유스타스 구글 부사장은 이 특징을 ‘캐시없는 신용카드’라고 표현했다.
구글TV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높다. 각 국가마다 다른 방송 규제나 TV와 컴퓨터 등 업무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급선무다. 거기에 이미 브로드캐스팅 방식에 익숙한 고객의 선호도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중 하나다. 아직 베일에 쌓인 가격도 변수다. 하지만 구글TV는 분명히 진화하고 있다.
도쿄(일본)=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