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더딥(the dip)

[화제의 책]더딥(the dip)

 ◇더 딥(the dip)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 도서출판 재인 펴냄.

 ‘보랏빛 소가 온다’로 많은 팬층을 확보한 비즈니스 전략가 세스 고딘의 신작이다. 쉽고 간결하게 마케팅의 핵심을 전달하는 그의 문체와 내용은 전작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표현과 전달 방식은 더욱 시각적으로 바뀌었다. 또 일반적으로 200∼300쪽이 넘는 두툼한 경영전략, 자기개발, 마케팅서들 사이에서 채 100페이지가 되지 않는 분량 덕분에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더 딥’은 ‘포기’를 통해 승리에 이르는 포기의 미학을 다루고 있다. 비즈니스 전략가인 저자는 ‘승리하는 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고언을 철저히 무시한다. 그는 이 책에서 “승리하려면 포기하라”고 제안한다. 일이든 취미든 직장이든 새로운 것은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버겁게 마련이다. 이러다 어느 순간에 이르면 회의감마저 든다. 세스 고딘은 포기에 유혹당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 ‘딥(dip)’과 포기하고 다음 단계로 과감히 넘어가야 하는 ‘컬드색(cul-de-sac)’을 구분하는 게 성공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한다. 컬드색에 고민하던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딥에 집중해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 시작과 성공 사이에 놓인 좌절과 침체의 시기인 ‘딥’은 인생에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의 모든 일에 놓여 있다. 인생의 승자에게 큰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바로 이 딥 때문이다.

 희소성이 곧 가치로 연결되는 사회에서는 시장과 사회가 세워 놓은 장애물이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모든 분야에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뛰어들지만 대부분 최고 위치에 오르게 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전 미리 포기해버린다”며 “이게 딥이고 곧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컬드색은 극복해도 성공할 수 없는 막다른 길이다. 저자는 딥과 컬드색을 구분한 뒤 포기할 부분을 정하고 가치를 낳는 희소성을 찾아서 과감히 도전하고 인내하는 것이야말로 특별한 1%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1만2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