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다들 비켜"…중형車시장에 `킬러5`?

K5가 그동안 국내 대표차종으로 자리해온 쏘나타를 압도하고 있다.

이처럼 K5가 시장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을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국내브랜드라고, 그동안 익숙했던 차종이라고 해서 무작정 선택하는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을 선택하는 `눈`은 글로벌 수준까지 이미 올라가있다. 젊은 계층은 물론 장년층 소비자들까지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춘 `제2, 제3`의 K5가 나와야 하는 이유다.



SM5를 잡을 줄로만 알았던 K5가 쏘나타까지 잡을 기세를 보이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K5는 지난달 25일 출고 닷새 만에 3500여 대가 넘게 팔렸다. 이달에는 1만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 5월 판매대수가 4월보다 18% 떨어진 9000여 대에 머물렀다. 90년대 말 `쏘나타-크레도스-레간자` 3파전 이후 제2의 중형차 혈투를 이끌고 있는 K5는 기아가 `중형 세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만든 전략 모델이다. 크레도스 이후 번번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기아차가 `K5`로 현대 쏘나타, 르노삼성 SM5는 물론이고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까지 누르는 `Killer 5`가 될 수 있을까.

지난달 24일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K5 비교 시승행사에서 기아의 야심은 유감없이 표출됐다.

기아는 이 행사에서 K5가 경쟁모델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비교 테스트에는 도요타 캠리가 나왔다. 프레젠테이션 시간에는 르노삼성 SM5,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의 제원표를 샅샅이 해부했다.

각 메이커가 밝힌 제원을 근거로 비교해 보면 배기량 2000㏄급 기준으로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K5와 쏘나타가 뉴SM5보다 힘이 세다.

K5와 쏘나타는 뉴SM5보다 최고출력이 24마력 이상 높다. 최대토크도 근소한 차이지만 더 높다.

연비의 경우 K5는 휘발유 1ℓ로 쏘나타보다 20m, 뉴SM5보다 900m를 각각 더 갈 수 있다.

진짜 승부는 2400~2500㏄급에서 갈린다.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K5 2.4와 쏘나타 2.4는 2400~2500㏄급에서도 수입차보다 우수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신형 세타 2.4 GDi 2엔진을 얹은 두 모델은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ㆍm로 2.5엔진을 장착한 캠리(175마력, 23.6㎏ㆍm)보다 힘이 세다. 알티마 2.5(170마력, 24.2㎏ㆍm), 어코드 2.4(180마력, 22.6㎏ㆍm)도 힘에서는 한 수 아래다. 두 모델의 연비도 각각 ℓ당 13.0㎞로 ℓ당 10.9~12.0㎞인 일본 경쟁차들보다 낫다.

이처럼 전체 성능은 K5와 쏘나타가 국내 경쟁차종은 물론 일본 경쟁차종도 압도한다. 현대ㆍ기아차가 쏘나타와 K5의 맞상대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캠리를 선택한 자신감이 근거가 있는 셈이다.

기아차는 이미 경쟁 대상에서 쏘나타와 토스카를 제외했다. 토스카는 나온 지 오래된 모델인 데다 중형차 약체였던 로체도 이 차만큼은 너끈히 압도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쏘나타의 경우 형제로서 `예의`상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쏘나타는 기아가 중형 세단에서 넘어야 할 단단하고 오래된 장벽이다.

K5는 로체의 전철을 밟지 않고 쏘나타를 넘어서는 진정한 킬러가 되기 위해 디자인이라는 또 하나의 주력 무기를 준비했다.

디자인은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기아차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K5는 절제된 강한 힘과 카리스마가 녹아 있는 앞모습에 쿠페형으로 잘 빠진 옆모습, 세련되고 안정적인 뒷모습의 완벽한 조화가 일품이라고 평가받는다.

`디자인 기아`의 중심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에서 명성을 쌓은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있다. 그는 한눈에 기아차라는 것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 `패밀리 룩`을 만드는 등 기아에 디자인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이 전략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K5의 보조 무기는 `국내 및 세계 최초` 타이틀이 들어가는 신기술들이다.

중형차 후발주자로서 부족한 입지를 보완하고 완전히 달라진 쏘나타, SM5와 경쟁하기 위해 K5는 첨단 편의 및 안전장치에 주력했다.

항균기능은 물론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바이오케어 온열 시트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고 국내 최초로 열선이 아닌 전도성 발열물질로 빠르고 고르게 데워지는 온열 스티어링 휠도 달았다.

프로젝션 타입의 상ㆍ하향등을 채택한 HID 헤드램프와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에 따라 자동 점등하는 스마트 코너링 램프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클러스터의 LCD 정보표시창을 통해 핸들을 바로잡고 출발하라고 알려주는 핸들 정렬 알림(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역시 국내 최초 사양이다.

택시 LPi 모델의 경우 국내 최초로 차가 멈출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고 출발할 때 순간 재시동해 연료를 아껴주는 ISG(Idle Stop & Go) 시스템을 얹었다. 추돌 사고를 예방하는 급제동 경보시스템(Emergency Stop Signal)은 운전자의 브레이크 조작으로 급제동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등을 점멸해 뒤차 운전자에게 위험 신호를 확실히 전달한다.

고급 세단 옵션인 크루즈컨트롤도 장착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운전자가 설정한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주는 정속 주행장치로 장거리 운전 때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고 연비효율도 높인다.

LED 포지셔닝 램프도 동급 최초다. 안개등 상단에 직접조명 방식의 이 램프를 적용해 점등 때 외관을 돋보이게 하면서 강렬하고 역동적 이미지를 드러낸다. 운전석은 물론 동승석에도 송풍식 통풍에 열선시트 기능을 더한 통풍시트를 채택했다.

음료수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쿨링 글로브박스는 여름에 제격이고 공조장치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세균을 억제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도 센스 있는 선택. 생생한 원음을 들려주는 12채널, 530W의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K5를 콘서트홀로 만든다.

운전자를 알아보는 `웰컴 기능`도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 스마트 웰컴 기능은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접근할 때 미등, 룸램프, 아웃사이드 미러 오토 언폴딩이 차례로 진행돼 주인을 반겨준다.

[김은정 기자 /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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