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문화사의 월간잡지 ‘찬스’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여친만(여자친구 만들고파)’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선 쉽게 보기 힘든 섹시 학원물 장르를 내세우고 있는 이 작품은 작품 자체의 재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개그 코드로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친만을 탄생시킨 사람은 바로 만화가 류병민씨와 박형준씨. 여친만을 통해 처음 콤비를 이룬 두 사람에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두 작가를 홍대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출판사와 새 연재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해 두었던 컨셉을 이야기한 것이 시작이었어요.”
섹시 코드가 들어간 학원물이라는 단순한 컨셉에서 출발한 여친만. 스토리를 맡고 있으며 그 자신도 만화가인 류병민 작가가 아이디어의 주인공이었다. “모험을 한다는 느낌으로 박형준 작가가 그려준다면 내가 스토리를 맡아 작품을 들어가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정말 박형준 작가에게 연락을 하더라구요.”
재밌게도 박형준 작가는 그 즈음 자신의 작품인 ‘RESET’을 마치려던 시기였다고 한다. 절묘한 타이밍으로 엮인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작화를 맡고 있는 박형준 작가는 여친만 단행본 1권에서 퓨전 판타지물을 준비하다 여친만을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어째서 여친만 제의를 받아들이게 된 걸까?
“본의 아니게 이전부터 학원물을 많이 그렸어요. 하지만 그 작품들은 여친만 같은 섹시 코믹류의 작품은 아니었죠. 마지막 학원물을 그려본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박형준 작가는 여친만 이전까지 계속 단독 작품을 그려온 작가다. 스토리 작가와 함께하는 작업이 처음인 만큼 여러가지 장단점을 느꼈을 법도 하다.
“그림에만 몰입하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죠. 분담을 하니까 혹여나 어느 한 쪽이 무너지더라도 다른 한 쪽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하지만 그 덕에 작품을 더 잘 그리고픈 욕심이 생기더군요. 자료를 찾는데 시간을 더 들이게 되죠. 그리고 아무래도 이전까지 제가 둘 다 맡았던 환경에서 벗어나다보니 스토리에 대한 갈증도 좀 느끼고 있어요.”
여친만에도 큰 축을 이루는 스토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장르 특성상 작품의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역시 성적 코드가 담긴 개그 장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영감은 어디서 얻은걸까?
“형(류병민)이 첫 화 스토리를 짜고 이후에는 형, 저, 기자 셋이서 회의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냈죠.”
여친만의 초반 권수 즈음까지 이어졌다는 작품 회의. 현재는 시간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초창기에는 한 회 마감당 두 번씩 모이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였다 한다.
단행본 4권에서 등장한 양미리까지 해서 주요 인물들은 다 등장했다 보여지는 여친만.
“주요 인물은 다 나온게 맞아요. 이제 연애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또 그 안에서 생겨날 갈등이나 아픔을 생각해야겠죠. 일단은 성장 이야기니까요. 물론 섹시 코드도 빠질 순 없고요.”
이제 이야기가 본론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재밌고 섹시한 이야기로 여친만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만족시켜주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양세종 만화칼럼니스트 ysjsizz@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