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구조조정, 누구를 남길 것이냐보다 전략이 우선

[전문가칼럼]구조조정, 누구를 남길 것이냐보다 전략이 우선

 의도가 비용절감이든 새로운 전략적 방향 지원이든 혹은 시장의 중대한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든 조직은 먼저 구조조정을 수행하려 한다. 구조조정은 프레젠테이션 발표 단계에서 보면 별다른 고통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작업이 이루어지는 조직의 깊숙한 내부에서는 혼란, 기회 상실, 인재 상실, 낭비가 넘쳐난다.

 정보기술(IT)조직 내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IT예산이 조금 증가하고 있는데도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어려워지고 있다. IT평균예산의 많은 부분이 리드타임이 오래 걸리는 고정자산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어 많은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단기간에 비용절감을 이루기 위해 IT팀의 규모를 줄이려 한다. 이는 시장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 유감스러운 교차로이자 대부분의 IT예산이 구성되는 방법이다.

 구조조정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란 집중력을 유지하고 방해를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높은 수준의 IT서비스를 실현하며 직원들이 경험하는 문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먼저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구조가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은 이 원칙을 충실히 지킨다. CIO는 IT부서의 전략적 목표를 명확하게 밝히고 이들 목표를 지원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구조조정의 토대가 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고, 구조조정에 개입하게 되며,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해받을 수 있다.

 단순한 예로 비즈니스 이해와 서비스 문화를 개선하는 일이 IT부서의 목표라고 한다면 새로운 구조에서 서비스 데스크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려해야 한다. 인프라팀이나 애플리케이션팀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비즈니스 관계 관리를 맡고 있는 솔루션 구현팀 내 위치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 같은 위치 선정을 조직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실현하는 데 시기 적절함, 안정성, 철저함을 추구하는 목표를 지원하는 구조와 비교해야 한다.

 나는 서비스 데스크팀 내 훌륭한 기술 역량을 갖춘 대규모 IT부서를 관리한 적이 있다. 당시 서비스 데스크는 IT조직 내 인프라 부서를 통해 업무를 보고했다. 이 같은 접근방식은 기술적으로는 완벽할 정도로 연마됐다. 그러나 더 큰 조직의 프로세스와 우선순위에 대한 이해 부족 탓에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서비스 유형을 제공하는 능력이 저해됐다. 보고 라인을 재편하고 서비스 데스크팀을 IT조직에서 고객과 가장 많이 대면하는 부서에 둠으로써 서비스 데스크뿐만 아니라 전체 IT조직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

 구조 변화에서 인력에 대한 고려는 매우 중요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IT조직에서 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한 고려는 설계 원칙이 정해지고 원하는 구조가 어느 정도 마련된 후에 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최고의 인재, 중요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직원을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조에 작은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구조의 설계를 추진할 때 고려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가 남고 누구를 보내야 할지’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해서는 안된다. 이 같은 접근방식은 편애가 될 수 있으며 변화를 IT전략과 연계하는 논리가 부족하다. IT전략을 조직 개편의 토대로 사용함으로써 변화를 지켜낼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일단 전략, 설계 원칙, 구조가 소통되면 험난한 시기에 IT쇼를 계속 공연해야 하는 도전과제가 시작된다. 다른 어려운 IT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이 과제를 관리하는 최선의 접근방식은 모든 관련 당사자를 확인하고, 각 당사자 그룹의 특정 이익을 고려하는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수립하며, 검토와 점검을 마친 후에 실행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 같은 실행 계획은 성과의 질을 저해하지 않고 신속하게 실천되어야 한다. 꼭 필요한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는 구조조정은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올바른 구조는 IT부서 내 인재들의 힘을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져온다. 나는 IT부서를 고쳐야 하는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일했던 적이 있다. CEO는 IT조직에 재능 있고 헌신하며 능력 있는 사람들을 원했다. 나는 옥석을 가려내고 IT부서의 인원이 제대로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자마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부서는 이미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회사의 성공에 헌신하며 전문인으로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재능 있고 헌신하며 능력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IT부서의 성공적인 운영은 전략이 아닌 편파주의로 이뤄진 구조 때문에 저해되고 있었다.

 다른 많은 CIO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CIO들도 지금 ‘R(Restructure)’로 시작되는 단어에 직면하고 있다면 먼저 전략을, 그 다음 구조를, 그런 후에 인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도 서비스 구현에서 개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린다 프라이스 가트너 이그제큐티브 프로그램 그룹 부사장 linda.price@gartn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