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통신두절인 줄 알았던 나로호가 결국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락 직전 나로호는 폭발도 일으킨 것으로 관측됐다.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구름꼬리 형태로 궤적이 보여야 하는데 계속 불빛이 보였으며 순간 버섯 모양의 구름이 잡혀 폭발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육안으로 관측하기에도 나로호가 가로로 비정상 비행을 하다 섬광을 발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전문가는 또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펌프 오작동이나 연료가 제대로 연소하지 않은 경우 등 여러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며 “엔진이 아예 꺼져버린 경우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발사 후 1시간이 지났을 때까지만해도 통신두절로 추정하고 위성 신호 수신을 기다렸다. 결국 추락한 것으로 밝혀지자 위성 신호 수신보다 잔해 수거 대책을 마련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잔해를 찾아 분석하면 실패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국가우주개발전략센터장은 “일본의 경우 오랜 노하우를 가진 바다 탐사 기술로 잔해를 건져 연료공급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패로 결론이 나자 무리한 발사 추진으로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처음 D-데이였던 9일 발사대 소화설비 오작동으로 인해 발사 3시간전 카운트 다운이 멈췄고, 그 전날 8일에는 발사대와 나로호 1단 지상관측시스템의 전기신호가 이상으로 기립 작업이 5시간 30분 지연됐다. 이러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분석 없이 급하게 추진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발사가 일각의 우려대로 지나치게 서두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김경민 센터장은 “예상치 않은 상황에 발사를 지나치게 서두른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기계적 점검에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