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던 나로호가 결국 폭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확한 원인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폭발을 놓고 여러 가지 추정 원인을 내놨지만 9일 소화장치 오작동으로 인한 문제를 하루 만에 해결한 것도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연구재단 우주단장을 지낸 은종원 남서울대 정보공학과 교수는 “100톤의 물과 화학용제가 쏟아진 일이기 때문에 엔진 쪽에 화학물질이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케이블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전자소자에 물이 들어갔을 수도 있는데 이를 꼼꼼히 챙겨보지 않았다면 폭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음속 돌파 시 로켓에 손상이 갔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은 교수는 “발사체가 음속을 돌파할 때는 대기권 마찰열이 엄청 커지고 진동 등이 발생하는데 그런 것들이 폭발 원인일 수도 있다”며 “원인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조급하면 실패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인을 먼저 규명해야겠지만 러시아 측의 문제라면 2+1 계약에 따라 내년 6월께면 다시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현재 보관위성이 없지만 예산만 주어진다면 내년 초까지 만드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데이터 분석이 안 끝난 만큼 섣불리 원인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많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박철 교수는 “발사체 고장일 경우라도 위성 등이 분리됐다면 통신은 가능하지만 폭발이기 때문에 여러 원인을 두고 찾아야 할 것”이라며 “텔레메트리 데이터(발사체와 지상 간 교신 내용)를 보고 발사체의 상태나 고도 등을 알 수 있는데 폭발로 인해 통신이 끊겨 원인 규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흥(전남)=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