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이 판매 현장을 돌며 고객 반응 챙기기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에 들러 삼성전자 제품 판매 현황을 직접 둘러봤다.
이날은 애플이 아이폰4를 공개하고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와 연계한 스마트폰 갤럭시S를 발표한 이튿날이었다.
삼성전자 매장을 살펴본 뒤 이동한 애플 매장에서 이 부사장은 매일경제 기자와 마주쳤다. 외국에서 온 고객과 동행하던 이 부사장은 "TV와 휴대폰 등 삼성전자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고 있는지 보기 위해 판매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지금 손님을 모시고 있으니 구체적으로 코멘트할 상황은 아니다"고 운을 뗀 뒤 "삼성의 새 스마트폰(갤럭시S)과 애플의 새 아이폰이 나왔는데 고객들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부사장 일행은 삼성 소니 애플 등 각 브랜드 매장에 진열된 제품의 디자인과 상품 배치 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후 판매 현장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챙기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소비 중심지인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부사장은 사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신입사원 수련대회에도 들러 직원들과도 적극적인 스킨십을 나눌 예정이다.
10일부터 2박3일간 열리는 삼성그룹의 올해 수련대회에는 삼성 신입사원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배 사원 등 모두 1만명 가까운 인원이 참석한다.
1987년 처음 시작된 하계 수련대회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입문교육과 직장 내 교육훈련(OJT) 등으로 진행돼왔다. 이번 대회 참가 대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에 입사한 50기 신입사원들이다.
지난 2년간 삼성의 신입사원 수련대회는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나 세계적 경기 침체 영향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재작년에는 신입사원들이 기름 유출 사고지인 태안으로 내려가 해안 정화 활동, 만리포해수욕장 정비 활동을 하고 그 다음날 단합대회를 가졌다.
작년에는 세계적 경기 침체를 맞아 행사기간이 예년보다 짧은 1박2일로 축소됐고 주요 CEO 중에서도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만 참석해 비용절감형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올 들어 삼성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데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미래 신수종 5대 사업에 23조원 투자, 올 한 해 삼성전자 26조원 투자 등 공격적인 계획이 속속 발표됐다. 삼성 브랜드가 글로벌 3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이폰에 대항할 스마트폰인 갤럭시S까지 출시돼 직원들의 사기가 한층 높아져 있다. 특히 삼성 신입 공채 기수가 올해로 50기를 맞아 관련 행사도 비중 있게 치러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는 새내기들에게 기업문화를 심어주는 좋은 기회였다. 올해는 이재용 부사장이 참석해 이 행사가 새롭게 부활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고객과 임직원을 상대로 한 소통경영을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 남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