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장중 한때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등극을 앞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회사가 삼성전자·포스코 등 한국 대표기업을 제치고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과연 뭘까. 여러가지 핵심 경쟁력이 있지만, 정보기술(IT)로 무장한 방문판매원들의 파워를 무시 못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7조3800억원이다. 이 중 방문판매로 올린 매출이 1조7930억여원이었다.
‘아모레카운슬러’로 불리는 방문판매원은 개인휴대용단말기(PDA)로 고객을 만나기전 무선으로 회사 서버에 접속해 고객정보를 확인한다. 고객이 좋아하는 화장품 종류, 화장품 사용 주기 등 기본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화장품을 추천한다. 한 카운슬러는 “예전에 장부나 기억력에 의존해 관리하던 방식과 영업이 질적으로 다르다”며 “꼼꼼한 관심에 고객들이 제품을 흔쾌히 구매할 확률은 훨씬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모바일 오피스’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는 사례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전통적인 정보화가 일하는 방식의 개선,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신 IT를 활용한 ‘신 정보화’는 매출 향상과 직결되는 추세다.
모바일 오피스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사례뿐만 아니라 금융·자동차 등에서도 다양한 성공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영업 직원들이 업무처리나 고객정보 활용을 스마트폰·PDA·노트북PC 등 모바일로 처리하면서 보다 신속한 고객응대가 가능해졌다. 삼성SDS 등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대기업 영업직원들도 일주일에 한 두번을 빼고는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고객들이 있는 곳으로 출근한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보고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윤심 삼성SDS 상무는 “해외에서는 금융·식음료·에너지·방위산업 등에서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통해 영업 등 업무효율성 향상에 이용 중”이라며 “중소기업도 고객과 접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비용절감에서도 신 정보화의 효용성을 무시 못한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주요 대기업들은 삼성SD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의 통합보안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자원 총소유 비용이 10∼20% 가량 줄었다.
신 정보화 미비가 기업 손실과 직결되는 사례도 많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이나 내부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은 14.7%에 달했다. 건당 피해액도 10억2000만원으로 연 매출액 7.8% 수준에 육박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3년간 산업기밀 유출로 인한 피해금액이 무려 4조2156억원으로 추정됐다. 기술보호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서 기술로 먹고 사는 기업은 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자신문이 최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공공으로 조사한 중소기업의 기술보안시스템 도입률은 3.1%에 불과했다. 대기업이 32.4%에 불과하면 10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김상훈 광운대 교수는 “최근에는 기업 정보화가 한 기업에 그치지 않고 기업간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추세”라며 “특히 공급망관리시스템(SCM) 등 대·중소기업 시스템간 연계가 활발해 중소기업의 열악한 기술보호시스템으로 대기업의 기밀정보가 빠져나가는 등 산업전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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