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제 발명전서 나란히 수상한 청년발명가

제21회 말레이시아 국제 발명품전시회에서 수상한 김주안(오른쪽)씨와 임종민씨가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제21회 말레이시아 국제 발명품전시회에서 수상한 김주안(오른쪽)씨와 임종민씨가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청년 창업 환경이 더 개선됐으면 합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 21회 말레이시아 국제발명품 전시회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성균관대 발명동아리 ‘기상천외’에서 활동하는 김주안(공학계열 1년)씨와 임종민(전자전기공학전공 4년)씨가 각각 교육용품 부문 금상과 가정용품 부문 은상을 수상한 것이다. 중국, 러시아, 대만, 이란 등 10여개국의 기업가·발명가들이 내놓은 536점의 출품작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라 의미가 컸다.

 신축성이 좋은 스티로폼 소재 안에 회전축을 넣어 다양한 각도로 휘어질 수 있도록 만든 완구용 블록(김주안)과 하중에 따라 바퀴의 구르는 정도가 자동 조절되고 레버로 바퀴의 이동과 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의자바퀴로 영예를 안았다.

 발명가가 꿈이던 김씨는 중·고등학교 시절 가방에 책과 필통 대신 줄톱·드라이버·드릴을 넣고 다녔다. CEO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특허를 취득, 사업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임씨는 불편함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성격을 타고났다. 고등학교 시절 자취방의 동파방지를 위한 수도관을 고안했다. 비록 실패로 반지하방이 물바다가 됐지만 “새로운 걸 고안하는 게 너무나 즐거웠던 과정”이라고 회상했다.

 발명가가 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중·고등학생 때는 공간이 없어 찬바람 부는 학교 옥상에서 작업을 했다”며 “국내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으니 학교에서 공간을 내주더라”고 털어놨다.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발명품을 만드느라 매일 새벽 3시가 되서 잠들곤 했다. 임씨 역시 고등학교 3학년 산자부장관상을 받기 전까지는 주위에서 그저 ‘공부 안하는 학생’으로만 쳐다봤다.

 두사람 모두 창업이 꿈이다. 창업을 위해 직접 부딪혀 봤지만 국내 창업 환경은 녹록치 않다. 임 군은 “모 벤처캐피털을 찾아가 상담해보니 ‘1년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으면 안된다’고 했다”며 “사실상 불가능하고 한 기관에서 투자받으면 다른 기관은 절대 투자하지 않는 이상한 습성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은 엔젤 투자가 활발하고 캐피털도 돈을 그냥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공을 시키고 이익을 나눈다는 미국 발명가의 이야기가 너무 부러웠다”며 국내 창업환경 개선을 기대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