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재선에 성공, 첫 연임 도지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돌아왔다. 지난 11일 이른 아침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경기도를 IT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민선 5기에 수행할 정보기술(IT)정책 방향으로 ‘사통팔달(4通8達) 정보화 정책’을 제시했다. 융합IT·녹색성장·유비쿼터스 등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도민 복지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선거공약을 한층 강화한 청사진이다.
“광교와 판교·과천을 소프트웨어 삼각벨트로 조성해 지방과학산업단지로 만들어 경기도 IT산업 발전을 이끌 혁신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김 지사는 그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삼각벨트 조성을 통한 IT산업 분야별 거점 육성을 제시했다.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유발효과도 높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업을 경기도로 대거 이전시키겠다는 포석이다. 6200여개의 소프트웨어(SW) 기업 가운데 71%가 서울에 몰렸다. 경기도 기업은 11%뿐이다. 경기도가 IT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려면 SW 기업 유치가 필수조건인 셈이다.
광교테크노밸리를 R&D와 생산기반 사업으로 특화해 모바일기기·임베디드SW·융합IT 기계로, 판교테크노밸리를 게임 및 주문형반도체 클러스터로, 안양·평촌·과천 지역을 정보통신·영상·서비스-SW 융합 등의 분야로 각각 특화시키겠다게 김 지사의 복안이다.
김 지사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첨단 지식기반 산업단지 조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BT·NT·자동차·섬유산업 등의 산업군에 IT를 접목해 융합산업을 일구고, 태양광과 LED,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한 u시티, u화훼, u헬스케어 등 다양한 uIT 기반도 구축한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보안산업밸리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북부엔 LCD산업 클러스터와 섬유소재 산업 등 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서울 인근에 조성 중인 게임(성남)과 방송·영상(고양), 만화·애니(부천) 등 문화콘텐츠 클러스터에 대한 지원도 지속키로 했다.
“2014년까지 경기도 전역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경기 G-프리존’을 구축, 모바일 통합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핫존 설치 또한 경기도를 IT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민선 5기의 주요 IT정책이다. 경기도는 KT와 함께 연말까지 도내 31개 시·군 주요 공공지역 2500곳에 와이파이(Wi-Fi)존을 설치키로 했다. 앞으로 LG텔레콤·SK텔레콤과도 협력해 와이파이존을 경기도 전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지사는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성범죄에도 주목했다. 그동안 전직 경찰관 등을 학교에 상주시켜 범죄 예방을 시도해 왔지만 학교 측이 교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해 번번이 무산됐다. 김 지사는 IT를 활용해 어린 학생을 보호하는 ‘u안심지킴이’ 서비스를 시범사업으로라도 전개해 학부모의 불안을 덜어줄 생각이다.
“공무원의 역할은 기업을 하는게 아니라 기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우리(공무원)가 하겠다’가 아니라 ‘우리가 도와줄테니 마음껏 해보세요’가 돼야 합니다.”
김 지사는 공직자가 지녀야 할 마인드를 이 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 하겠다고 하면 확실하게 밀어주겠다”며 “더 이상 공무원이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얼마 전 한 학생이 경기도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가 도청이 공공정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사장될 뻔한 일도 끄집어냈다. 김 지사가 직접 개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경기도는 교통정보와 도서관정보·여행지 정보 등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내달엔 버스정보와 부동산정보 등도 스마트폰용 앱으로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삼성전자가 수원연구소 인력을 2만명에서 3만명으로 1만명이나 늘리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은 100명의 연구원을 채용하기도 힘든데 한번에 1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재차 강조한 대목이다.
경기도의 IT 및 정보화 예산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다. 김 지사는 “예산을 확보하지 않았으니 없는 것”이라고 잘라말한다. 해당 부서가 예산을 신청하지 않은 데 대한 질책인 동시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챙기라는 주문이다.
수원=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김문수 경기도지사 프로필>
△1951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 중·고등학교 △서울대 경영학과 △민주화 운동으로 제적·투옥 △15대·16대·17대 국회의원 △국회출입기자단 선정 ‘약속 잘 지키는 국회의원 1위’ ‘일 잘하는 국회의원 1위’ 선정92006)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기획위원장, 공천심사위원장 역임 △현 민선4기 경기도지사(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