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업과 개인 개발자에게 특정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의뢰, 현금을 지원한다. 자체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의 애플리케이션을 증가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개발자의 자발적 참여로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키워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특정 개발자 및 개발사에 1500만∼30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의뢰하고 있다. 조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늘리기 위한 제도다. 삼성전자는 능력이 검증된 개발자를 통해 애플이나 경쟁사에 비해 다소 뒤진 스마트폰 생태계를 서둘러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개발자와 기업은 삼성전자 요청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삼성이 지정하는 앱스토어에 올려 수익을 나눠갖는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동안 삼성 앱스토어에만 등록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덧붙는다. ‘삼성앱스’에 올라온 상당수 애플리케이션은 삼성전자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와 해외 약 10여개국에 삼성앱스를 개설했다. 국내는 SK텔레콤 T스토어에 숍인숍(shop in shop)으로 삼성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삼성 앱스에는 1600여개, 국내 앱스토어는 4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됐다.
한 개발자는 “삼성전자가 특정한 기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요청하면 개발자나 개발사는 비용을 받고 착수한다”며 “길게는 1년 동안 삼성 앱스토어에만 등록한다는 전제 조건이 제시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이지만 애플에 비해 개발이 늦은 입장에서 생태계 조성이 되도록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자발적 참여가 아닌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개발자의 몫을 높여주는 수익 분배 구조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이상적인 방법도 있지만 직접 지원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현실적 비즈니스 모델도 저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