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실패의 책임공방](https://img.etnews.com/photonews/1006/100614094936_205784687_b.jpg)
나로호 실패에 따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재발사 결정 과정이 적절했는가이며 또 하나는 러시아 1단 로켓에 대한 책임공방이다.
발사과정을 두고 많은 이들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여러 이상징후가 발생했는데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한다. 발사 이틀 전 진행한 기립과정도 의아한 면이 있다. 기립이 어렵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갑작기 다시 진행했다.
또 하나는 발사 예정일이던 9일 소화장치 오작동과 해결과정이다. 발사중지 뒤 기술점검 과정에서 새벽에도 원인을 제대로 못찾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0일 새벽부터 일정은 급하게 돌아갔다. 한국은 새벽 5시 러시아에 기상정보를 제공했고 이어 오전 8시부터 한ㆍ러전문가회의, 나로호관리위원회가 잇달아 열렸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나로호관리원위회는 기술적인 검토사항을 바탕으로 안전, 기상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최종 결정해야 하는데 성공에 대한 확신 때문에 이상징후들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전문가들이 `OK` 사인을 냈으니 발사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기술점검만으로 결정하면 나로호관리위원회 존재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 전직 교과부 고위관료는 "과학기술도 결국 의사결정과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시스템 관리 능력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편 러시아 1단 엔진이 가장 유력한 실패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3차 발사를 위한 유리한 전략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벌써부터 국가이기주의나 책임공방 형태로 논란이 진행되면 한국 우주개발에 도움이 안 될 듯싶다. 러시아 협력을 얻어낼 때 미국 등 어느 우방도 손잡지 않겠다고 했고 러시아 경제상황이 안 좋은 터라 계약이 가능했다. 이제 와서 `불평등계약`을 내세우면 징징대는 어린아이 수준밖에 안 될 듯하다.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 심시보 기자 sib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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