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카페]팬택의 팀장급 조조회의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판매전략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판매전략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팬택은 박병엽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항상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명 ‘조조회의’.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팬택 19층 회의실은 실무자를 포함한 각 부문의 임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한다.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일과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실시되는 영업정책회의를 시작으로 관리·조달부문 경영점검 회의, 중앙연구소·품질부문 경영점검 회의, EM(Executive Meeting) 회의가 매주 월요일 열린다.

 회의 방식도 독특하다. 각 부문의 내용을 최고경영자에게 일방적으로 보고하는 데서 탈피, 최고경영자가 담당자에게 질문하고 보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질문이 반복되고 다른 부문에서 추가 설명을 하는 등 집요함이 느껴진다. 아침을 거른 참석자들을 위해 김밥과 음료수는 덤이다.

 “처음에는 새벽 출근이 힘들었지만 3년 넘게 지속돼온 회의 덕분에 남들보다 하루를 먼저 시작할 수 있었고 모든 것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일상화됐습니다.” 매주 아침회의에 참석하는 한 임원의 일성이다.

 팬택은 2010년을 남들보다 먼저 시작했다. 과장급 이상만 참석하는 팬택의 올해 시무식은 1월 4일 오전 7시에 열렸다.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인해 교통이 마비됐고 청와대 국무회의도 오후로 연기된 상황이었다. 실무자는 최고경영자에게 시무식 연기를 요청했지만 최고경영자는 이미 정해진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연속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7시 시무식 강행을 지시했다.

 우려는 우려일 뿐이었다. 시무식 시작 10분 전, 400여명에 이르는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이 강당에 모였다. 정각 7시에 팬택의 2010년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작된 것이다. 팬택의 이러한 보이지 않는 노력은 지난 1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는 밑거름이 됐으며 무한경쟁 속에서도 그들만의 입지를 확고히 하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