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향후 활용 방안을 고민했던 M8라인을 기존처럼 낸드 플래시와 D램 생산에 사용키로 했다.
정부와 팹리스 기업들은 M8라인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전용을 요청했으나 하이닉스가 당분간 그대로 사용키로 함에 따라 나노공정 파운드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해외 의존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14일 “M8라인 추후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한 결과, 기존처럼 활용키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추후 재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4월 28일자 8면 참조
청주에 위치한 M8라인은 200㎜ 생산라인으로 저용량 낸드 플래시와 레가시 D램을 주로 생산하며 일부 캐파를 이용, 지분 투자사들의 CIS(시모스이미지센서) 등의 생산을 대행하고 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M8라인의 파운드리 전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M8 라인의 장기적인 활용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전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현재 D램과 플래시 가격이 충분히 M8라인에서도 수익이 나는 수준인 데다가 메모리 사업에 집중키로 한 회사 방침, 그리고 일부 내부에서 제기된 구조조정 우려 등을 고려 당분간 이전처럼 활용키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채권단도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M8라인은 90nm급 미세 공정 대응이 가능해 나노 공정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로직 및 혼성 팹리스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국내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동부하이텍은 주로 0.11∼0.35미크론, 매그나칩은 0.18∼0.35미크론 아날로그 및 혼성신호 반도체 제작에 특화돼 있으며 삼성전자는 나노 공정 대응이 가능하지만 그대신 대규모 위탁 수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제한적으로 추진해왔지만 높은 공정 기술을 인정받아 최근 반도체산업협회가 실시한 국내 팹리스 기업 파운드리 선호도 조사 결과 TSMC·삼성전자에 이어 3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나노 공정 활용률은 전체 위탁생산량의 1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0% 이상을 나노 공정 전용 파운드리에 생산을 위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나노공정 위탁생산을 제공 중인 TSMC 등 해외 파운드리 위탁 생산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