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고객은 소니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제품(금액 기준)을 구매하는 큰손은 소니로 드러났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올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소니가 삼성전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2800억원(1분기 전체 매출은 34조6400억원)에 이른다.

소니가 삼성에서 조달하는 최대 품목은 LCD패널이다.

두 회사가 2004년 7월 합작으로 만든 S-LCD에서 생산한 LCD패널의 절반가량을 소니가 가져가고 있다.

LCD패널 외에도 소니는 삼성으로부터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의 반도체도 구입하고 있다.

올 1분기 수치를 기초로 구매액을 단순 계산해도 소니가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에 기여하는 규모는 5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두 번째로 큰 고객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매출에서 애플의 비중은 2.6%(9000억원대)에 달했다. 최근 발표한 아이폰4를 뜯어보면 휴대폰을 구동시키는 심장부(CPU)인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애플이 설계만 하고 생산은 삼성에 맡겼다.

애플은 45나노라는 반도체 미세공정을 통해 칩의 크기를 종전보다 27% 줄이고 구동속도도 1기가헤르츠(㎓)로 높인 아이폰4에 들어가는 CPU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업체로 삼성전자를 택한 것이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정보를 저장하는 플래시메모리의 상당량도 삼성전자에서 납품받고 있다.

애플에 대한 전체 납품 개수를 추산해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지난 1분기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아이폰만 875만대에 달한다. 발매 2개월 만에 200만대 판매기록을 세운 아이패드에도 삼성전자에서 만든 CPU가 들어간다.

삼성은 3개월 만에 1000만개 이상의 시스템LSI 제품을 애플에 공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생산해 애플에 제공할 CPU가 올 한 해에만 5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많이 팔릴수록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업체들도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이다. 고객에게 맞춤형 PC를 파는 다이렉트 영업방식으로 한때 글로벌 PC업계 수위를 달렸던 델이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2.5%, 금액으로는 8600억원 수준이다. 델은 PC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모니터용 LCD패널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델을 제치고 PC업계 1위로 등극한 HP는 올 1분기 삼성전자에서 7600억원어치의 부품을 사갔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기여도가 2.2%다. HP도 PC에 장착하는 D램과 LCD패널을 주로 사갔다.

PC업체들의 뒤를 이은 큰 고객은 북미지역의 주요 통신업체들이다. 버라이존과 AT&T는 올 1분기 각각 4500억원어치의 휴대폰 단말기를 삼성전자에서 사갔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LCD 등 부품 부문의 실적이 호조세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좋고 반도체 공정개선으로 수량이 늘어났으며 신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매출 증가를 낙관한다. LCD패널도 증설을 통해 생산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