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아카이브 전문가 박한우 영남대 교수

웹 아카이브 전문가 박한우 영남대 교수

 “한글로 작성된 웹 자원의 보존을 목표로 공공기관, 의회, 정당, 정치인 등 공공성이 높은 웹사이트를 유형별로 분류해 정기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업데이트하는 코리아 아카이빙 센터 설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소셜 웹(social web) 분야 국내 전문가인 박한우 영남대 교수(39 언론정보학과)는 “진정한 인터넷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체계적인 웹 아카이브(web-archive)를 구축해야하고, 여기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웹 아카이브는 웹의 정보들을 특정 주제별로 정리해 기록, 보관, 관리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보 저장고인 동시에 콘텐츠뿐만 아니라 서비스, 링크까지 보관하는 일종의 웹 타임머신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업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인터넷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추진해 전세계 웹사이트를 수집, 보관함으로써 웹의 역사를 기록하고 웹 자원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오아이스’ ‘인터넷역사박물관’ 등 웹 아카이빙 시도가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합니다.”

박 교수는 “선진국 중심으로 웹 아카이브 구축이 진행되면 기록정보의 국제적 격차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균형잡힌 국제정보질서를 유지하고, 광범위한 국제적 이용 가능성 보장을 위해 개발도상국 웹 뱅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웹은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자 방대한 지식과 정보의 보고입니다. 그러나 인쇄매체와는 달리 시시각각 변하고 쉽게 사라지기때문에 체계적 관리와 기록의 보존이 필요합니다.”그는 “국가지식자원기본법을 통하거나, 아니면 웹사이트보존특별법을 제정해 사라져가는 소중한 웹 자료를 보존하려는 정부차원의 관심과 재원이 있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남대 WCU 웹보매트릭스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 교수는 최근 뉴욕주립대(SUNY-IT) 쉬나이더(Steven M. Schneider) 교수를 초청, 심포지엄을 열고, 웹 아카이빙의 중요성과 각국의 동향, 향후 전망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가졌다. 쉬나이더 교수는 미국 정부의 후원으로 2000년 미 대선 후보자들의 웹사이트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 인터넷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주목을 받은 웹 아카이빙의 선두주자다.

박 교수는 “쉬나이더 교수는 현재 1년 뒤로 다가온 9.11테러 10주년 추모사업을 대비한 웹 아카이빙을 진행 중”이라며, “그와 함께 앞으로 비교문화적 연구를 위한 국제적 웹 아카이빙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의 옥스포트대학에서도 현재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기록들을 찾아 아카이빙하고 있는 등 전세계적으로 웹 기록물의 보존과 활용에 높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관련된 웹 기록에 특히 관심이 많은 박 교수는 이미 17대 국회의원의 웹 아카이빙을 완료했고, 지난 6.2지방선거의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들의 공식웹사이트 110여개의 웹 아카이브를 구축 중이다. 또 현재 18대 국회의원의 웹 아카이빙 구축도 계획 중이다. 그는 오는 2012년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나타난 웹 기록물을 보존하는 사업을 준비하는 등 2000년 이후 웹에서 구현된 한국의 정치사회를 분석하고 기록 및 보존하는 야심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