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자적으로 운영할 기반은 마련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내는 정도의 매출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다니엘 김(38) 넥슨아메리카 사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2005년 법인 설립 후 첫 해부터 흑자를 냈고, 매년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5년 만에 매출 5000만 달러 돌파가 떼논 당상이니 그럴 법도 하다. 작년에는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장의 평가도 ‘잘 만든 무료게임’으로 좋은 편이다.
김 사장은 고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시장 상황으로 ‘버블 베이비’ 세대의 성장을 꼽았다. 버블 베이비는 닷컴 열풍이 불었던 9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태어난 세대다. 이들이 10년 이상 지나면서 틴에이저로 성장, 넥슨 게임의 소비자가 됐다는 말이다. 버블 베이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김 사장은 유통망 확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선택했다.
미국은 부분유료화 게임에 필요한 결제 수단이 거의 없고 아이들은 신용카드도 쓰지 못한다. 따라서 선불카드가 대안이다. 김 사장은 “미국 청소년들이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서 살 수 있는 정도로 촘촘한 유통망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SNS 마케팅은 꽤 성공을 거뒀다. 주력게임인 메이플스토리 페이스북 팬 페이지 가입자가 12만명을 웃돈다. 컴뱃암즈 역시 7만명 이상을 페이스북에서 모았다. 14일 기준으로 메이플스토리 트위터 팔로어는 1만2575명을 기록했다. 넥슨아메리카는 SNS를 이용해 이벤트나 퀴즈 진행 등 마케팅은 물론, 우수 인력 채용의 통로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 사장은 넥슨아메리카의 미래상을 아마존에 두고 있다. 그는 “아마존은 방대한 시장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 후 이를 다시 서비스 개선에 적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또 책 유통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모든 전자상거래의 중심에 섰다는 점도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바라보는 넥슨의 꿈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니엘 김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 기계공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에서 상품디자인 석사를 받았다. 미국 현지 기업을 거치면서 경험을 쌓은 후 넥슨 콘텐츠전략본부장에 이어 넥슨아메리카 대표를 맡고 있다.
로스엔젤레스(미국)=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