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태극호’의 베스트 일레븐을 한국증시에서 찾아 본다면? 월드컵 시즌을 맞아 주식시장과 월드컵을 비교한 흥미로운 보고서가 나왔다. 16일 삼성증권은 “한국증시는 그리스전을 승리로 장식한 태극호와 견줄만한 출발을 보이며, 한국경제도 국가 경쟁력을 보면 한국이 속한 B조의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16강 진출에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해 4-4-2 전술을 펼치는 수비진, 미드필더진, 공격진에 한국증시를 이끌어가는 기업을 맞춰봤다.
◇수비진=증시의 포백라인은 현대건설(이영표), 오리온(이정수), 신세계(조용형), 현대모비스(차두리)다.
월드컵 3회 출전의 경험과 꾸준한 경기력, 사우디 리그에서 뛰며 오일달러를 벌어 들이는 산업 역군인 이영표는 한국 건설산업의 역사이며 오일달러를 빨아들이는 대표기업 현대건설과 일맥상통하다.
이정수는 한마디로 골 넣는 수비수. 음식료 업종으로 대표적 방어주지만 중국 소비시장이라는 아이템 장착으로 성장성(공격성)을 겸비한 오리온이 제격이다.
부천 SK에서 제주 유나이티드 FC까지 순수 국내파이며 수비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뛰어난 조용형의 수비력은 전국 이마트 매장을 기반으로 한국증시 최고의 방어주로 손색이 없는 신세계와 닮아 있다.
차두리는 로봇인데 자동차로 치면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옵티머스 프라임 레벨이다.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
◇미디필더=막강 위용을 자랑하는 미디필더진에는 삼성전자(박지성), 엔시소프트(김정우), 대한항공(기성용), 제일모직(이청용)이 꼽혔다.
대한민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은 삼성전자 외에 대안이 없다. 전체 상장기업의 2010년 1분기 영업이익이 12%, 코스피 시가 총액의 14%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증시의 아이콘이다.
대한민국 군인인 김정우의 연봉은 약 95만원 수준. 아르헨티나 공격의 선봉인 메시의 연봉은 142억원.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투입단가 대비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2009년 기준 영업이익률 44%, 자기자본이익률(ROE) 35%의 경이적인 효율성을 기록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적격이다. 태극호 공격의 시발점 기성용은 대한항공. 공격진에 대한 원활한 볼 배급이 특기. 대한민국 수출 기업들의 제품을 세계 각지로 배급하는 대한항공이 최적이다.
체격은 작지만 뛰어난 이청용의 뛰어난 축구 센스. 프리미어리거로의 성공적 변화. 의류회사에서 전자재료 기업으로의 성공적 변화, 삼성그룹 미래 성장동력 중 소재 분야의 핵심기업으로 이청용 정장으로 불리는 국가대표팀 수트의 제작사인 제일모직이 제격이다.
◇투톱=공격 최전방의 투톱은 현대차(박주영)와 삼성전기(염기훈). 박주영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 한 때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 혹은 아시아용이라는 오명도 있었으나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부동의 원톱으로 성장. 내수시장에서의 막강한 위상에 비해 과거 수출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렸던 현대차. 금융위기를 기회 삼아 미국과 신흥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어 박주영의 캐릭터와 가장 닮아있다. 염기훈은 삼성전기. 1인자는 아니지만 그리스전 11.4km를 뛴 엄청난 활동력과 부지런함. 일본 기업들에 뒤져 설움을 겪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분 세계 수위권 등극. 삼성전자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LED 부문 세계 1위 기업 눈앞. 염기훈과 삼성전기의 닮은 점이다.
◇골키퍼=마지막으로 태극호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골키퍼 정성룡으로는 현대해상을 선택했다. 벤치설움을 단숨에 날리고 태극호의 철벽 수문장으로 등극한 정성룡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최후의 보루.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에라도 수비진이 사고(?)를 칠 경우를 대비한 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수비진 실수 빈도) 안정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해상이 제격.
정명지 애널리스트는 “깊이 있는 분석은 아니었지만 태극전사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해봤다”며 한국증시의 레벨업과 함께 다시 한번 태극전사의 선전을 기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