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광학유전공학의 발견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

 신께서 말씀하신 빛은 모든 과학기술의 근원이다.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자동차도 MRI도 빛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아니 빛이 없으면 암흑이다. 그런데 이 빛을 이용해 두뇌의 신경세포를 인위적으로 켜고 끄는 ‘유전자 빛 스위치’가 미국의 MIT와 스탠퍼드대학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돼 셀(Cell)지 2010년 3월 18일자에 실렸다.

 이 신생 학문분야와 기술을 광학유전공학(Optogenetics)이라고 하는데 광학과 유전공학이 융합돼 탄생한 것이리라. 이들은 해조류에서 채널로드옵신(ChR2)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출했다. 그리고 이 유전자에 특정 뉴런을 제어하는 유전적 요소들을 가미해 이 유전자를 쥐의 특정 뉴런에 주입했다. 그러자 이 유전자는 유전자의 프로그램에 따라 채널로드옵신 단백질을 만들었고, 이 단백질에 푸른 빛을 쏘이자 특정 뉴런들이 불을 지피며 서로 연결됐다.

 즉, 뉴런을 활성화하는 온 스위치 역할을 함을 발견한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또 다른 할로드옵신 단백질에 노랑색 빛을 쏘이자 특정 뉴런들은 침묵한다는 사실, 즉 오프 스위치 역할을 함을 발견했다. 따라서 뉴런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활동하는지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고, 분자 빛 스위치가 어떤 특정 뉴런이 기억을 만들어 내는 데 관여하는지 정확하게 찍어 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특정 뉴런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면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이와 같은 유전자 빛 스위치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지면 기억을 탐색하고 두뇌질병 치료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로지 빛만을 이용해 기억을 추출할 수 있다. 또 잠자는 것에서부터 깨어나기까지 전 과정을 빛으로 추적할 수 있다.

 한 가지 실용 가능한 분야는 빛으로 특정 단백질을 제어함으로써 의사들은 선택된 기능만을 하는 뉴런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는 파킨슨병이나 맹인 같은 두뇌 질병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기술로 사용할 수 있다. 정확한 뉴런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정신적이거나 감성적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심각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게다가 다친 척추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경 세포가 있는 곳이면 활성화와 억제가 다 가능하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인간의 정신적 능력과 행동들을 고양시키거나 제어할 수 있다. 정신병에 집중할 수 있고, 의식의 문제를 풀 수 있고, 두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에 혁신을 가할 수 있으며, 기타 인지과학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고려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wycha@studybusin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