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인터뷰 - 최유경 LS산전 경영혁신실장

 최근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하는 등 차세대 성장엔진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LS산전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혁신 2.0’ 전략을 본격화한다. 경영혁신 2.0 전략의 선봉에 선 인물은 최유경 경영혁신실장이다. 최 실장의 진두지휘 하에 LS산전은 고유의 경영혁신 및 IT혁신 수준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단계적인 변신을 통해 글로벌 톱 클래스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스위치’를 읽은 후 경영혁신 2.0 패러다임을 위한 핵심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최 실장은 1년에 백여권의 경영서적을 독파하고 독서 토론회를 주도하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하반기 ‘혁신 수준’ 평가 체계 가동=LS산전은 2008년 3P(People, Process, Product) 혁신을 통한 `2015년 월드클래스 3P` 비전 달성 계획을 세웠다. 이 전략이 구체화된 것은 최 실장이 경영혁신의 지휘봉을 잡은 올 상반기부터라고 할 수 있다.

 최 실장은 “지금까지 혁신이 1.0 전략이었다면, 올 하반기부터 경영혁신 2.0 전략이 가동될 것”이라며 “1.0 단계에서는 부분적인 최적화 목표에 따라 업무별로 6시그마와 같은 ‘툴’ 도입 관점의 혁신이 이뤄졌는데 2.0 전략에서는 모든 임직원이 개인의 업무 목표를 전사 목표에 맞춰 스스로 개선해 나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LS산전은 생산, 개발, 구매 등 각 업무별로 각각 추진되던 3P 혁신을 이제는 전사 차원에서 그려진 밑그림에 따라 ‘하나의 전략’ 관점에서 움직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적인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3P 경영혁신 측정 툴을 개발하고 각 세부 업무에 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새로 설정하고 있다. LS산전의 제품(Product), 사람(People), 프로세스(Process) 수준과 글로벌 기업들의 수준을 비교 및 측정하고, 글로벌 일류 수준이 되기 위해 몇 년간에 걸쳐 어떤 단계로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달성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독자적 관리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흔치 않은 시도인 만큼 고민도 많았다. 최 실장은 “프로세스에 대한 측정 사례는 많지만, 3P 가운데 사람과 제품에 대한 경영혁신 측정 지수를 개발하는 것이 큰 고민”이라며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조차 드물어 자체적인 방향 설정에 따른 평가 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까지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혁신 지표뿐만 아니라 IT 인프라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체계도 만들고 있다. 최 실장은 “현재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개선점도 보인다”며 “글로벌 기업은 물론 사업장별로도 IT 인프라 수준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목표를 달성하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BI·SCM 중점, ‘글로벌 기업’ 뼈대 마련=공격적인 경영혁신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LS산전의 주요 IT전략은 3P 가운데 ‘프로세스’ 개선에 맞춰 추진된다. LS산전은 올해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을 시작으로 고객관계관리(CR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등 4대 정보화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CM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해 전사 낭비절감활동(T-COPQ, Total Cost of Pure Quality)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법인을 대상으로 주 단위 판매운영계획(S&OP) 회의와 ‘계획대로 생산’ 체제를 도입한 LS산전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본사에 주 단위 S&OP 프로세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최 실장은 “월 단위로 이뤄지던 생산 판매 회의를 주 단위로 강화하고 영업 직원이 예측한 만큼만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일환으로 영업직원의 판매 예측 적중률을 KPI로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LS산전은 이같은 정책을 중국법인에 적용한 결과 재고 회전일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의 성과를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SCM 프로세스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최 실장은 CEO에게 ‘새로운 SCM 룰을 지키려면, 생산라인이 멈출 수도 있다’고 이해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 실장은 SCM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담금질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LS산전은 현재 LG CNS 엔트루컨설팅과 SCM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로드맵이 확정되면 SCP 시스템 구축에 나서게 된다. 컨설팅을 통해 SCM KPI를 마련하고, 이 KPI를 지난해부터 개발 중인 BI 시스템에도 적용해 의사결정의 핵심 지표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LS산전은 올해 BI와 SCM에 중점을 둔 후 내년 이후 CRM 고도화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최 실장은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CRM에 대한 기대가 높다. 최 실장은 “CRM의 경우 최근 확대되는 클라우드 방식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적합한 방식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PLM 부문에서도 제품데이터관리(PDM) 시스템의 버전 통합과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도 주요 과제로 자동차 전장품 제조 공장에 구축을 시작했으며, 이어 품질정보시스템(QIS) 구축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최 실장은 “글로벌 품질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품질 수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시스템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 시장에서 소규모 M&A를 거듭하고 있는 LS산전은 M&A를 위한 IT 마스터플랜 가이드도 마련하고 있다. 최 실장은 “기존에 인수한 회사들에 대한 IT 정책과 운영방식이 각각 달라 글로벌 차원 통합 운영에 혼선을 빚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 어떠한 M&A가 이뤄져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은 전 세계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도록 지식 경영 체제와 기업 모빌리티 서비스(EMS)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을 개선해 하나의 기업포털(EP) 안에서 지식활용과 프로세스 관리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EP에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를 접목할 계획으로, EP 포털을 위한 새로운 툴도 검토하고 있다. 이어 올 초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동원해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그룹웨어 시스템 연계를 마친 데 이어 차후 업무시스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프로필> 최유경 실장은

 첫 근무지인 LG반도체을 거쳐 2000년 4월 LS산전에 입사해 2006년까지 정보전략팀장을 역임했다. 지난 4년 간 경영개선팀, 시장개발팀, 사업전략팀, 글로벌운영(GO)팀 등을 거쳐 올 1월부터 3개월간 IT지원실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 4월 혁신기획팀이 최 실장 산하로 이관되면서 IT지원실의 명패가 경영혁신실로 바뀌었고, 올해를 기점으로 경영혁신 체제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