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 보안지기]<22> "물리보안 기술개발, 공유 앞장"

ETRI와 공동으로 표준화 프로젝트 수행

“물리보안분야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도록 기술개발 및 공유에 앞장서겠습니다.”

홍순호 디지털CCTV연구조합(이하 KDCA) 이사장은 조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08년 연구조합형태로 변신한 KDCA는 지식경제부 산하의 유일한 물리보안 분야 단체다. 아직 설립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영상보안기기 프로토콜을 표준화하는 기술연구 프로젝트 ‘K프로토콜’를 수행 중이다. 또, 연구조합 소속 기업들의 해외 유명 보안기기전시회 참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구조합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KDCA는 소속 기업들의 기술연구 단체이다. 홍 이사장은 “K프로토콜 작업을 마치면 어느 업체에서 만든 감시카메라나 영상저장장치를 사용해도 호환이 가능해 산업 전체에 파급 효과가 크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확대해 문을 연 지식정보보안산업지원센터에 물리보안 시험실을 추가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그는 “개발한 제품을 규격에 맞게 시험하고 인증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데 장비가 고가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KISA에 마련한 테스트랩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전시회·마케팅 지원사업도 활발히 벌이는 중이다. 홍 이사장은 “KDCA 소속 30여 개 회원사 합쳐 매출액은 1조 원에 이르고 이 중 수출액만 8000억 원에 달한다”면서 “수출 일선에 서있는 기업인만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면 훨씬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을 벌이는 데,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해 지원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난다. KDCA는 이 같은 정부 지원사업에 조합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참여해 지원받는 기업들이 늘었다. 내년에는 KDCA 공동관을 꾸려 해외 전시회에 참석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KDCA는 정부의 물리보안 산업 육성 정책 수립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홍 이사장은 “지경부에서 지식정보보안 5개년 로드맵을 만드는 데 물리보안 대표 협회 자격으로 참가해 물리보안 관련 정책결정 및 제도화에 산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전국의 방범용 감시카메라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도 소통을 시작해 기술적인 조언과 업계의 현황을 전했다. 지난 18일 행안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CCTV 운영 방안’을 만드는 데도 한몫했다.

연구개발과 마케팅 지원이 단기적인 과제라면, 교육사업은 보다 긴 안목에서 바라본 연구조합의 목표다. 홍 이사장은 “지금은 한국기업이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편이지만 언제 대만이나 중국의 후발업체에 따라잡힐 지 모른다”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많은 중소기업에 원활하지 못한 인력수급이 항상 큰 문제”라면서 “연구조합 차원에서 정부와 연계해 교육사업을 벌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KISA아카데미에서 정보보호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식으로 KDCA에서 물리보안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경원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