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u시티 등 공공 사업에 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금지한 가운데 정보기술(IT), 건설, 중공업 등 이종 산업 간 연대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공식 제기됐다. 소프트웨어(SW) 등 IT 대기업 간 컨소시엄은 제한하더라도 IT 대기업이 건설·중공업 등 이종 산업 대기업과 연합하는 것을 예외조항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u시티 사업만 해도 IT업체와 건설업체 간 협업이 불가피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논리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정보기술(IT) 대기업과 비IT 대기업 간 컨소시엄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에 접수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지난 2월 지식경제부가 매출액 8000억원 이상인 대기업 소프트웨어사업자 간 공동 수급을 제한한 ‘소프트웨어사업 관리감독에 관한 일반기준’을 고시한 이후 이 같은 문제제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 간 컨소시엄 허용을 둘러싸고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기업 간 갑론을박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IT와 비IT산업 간 융합 추세에 따라 이업종 간 협력이 불가피함에도 매출이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제한, IT와 비IT 간 협력이 수반돼야 하는 융·복합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갈수록 고도화할 컨버전스 수요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컨버전스 산업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SW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안 되는 대기업 SW사업자와 50% 이상인 SW사업자 간 컨소시엄 구성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협회에 신고한 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모두 43개다. 이 가운데 삼성SDS와 LG CNS, SK C&C, 한국IBM, 한국HP 5개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37개 기업은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중공업, KT, SK텔레콤, 현대로템 등으로 SW 사업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경부 고시에 의해 이들 43개 대기업 간 컨소시엄은 원천적으로 제한된다”며 “건설과 정보통신, IT를 접목해야 하는 u시티를 비롯해 자동차와 IT가 협력해야 하는 텔레매틱스 등 컨버전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기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의 참여 확대와 유효 경쟁을 보장하려는 당초 제도 취지에 따라 3대 IT 서비스 대기업 간 컨소시엄 제한은 유지하되, 컨버전스라는 시대적 추이를 반영해 IT 대기업과 비IT 대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