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상반기 인기상품(2)] 한번만 봐도 느낌이 와야 산다

 소비자들의 기호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품은 외면을 받게 마련이다. 고객들의 눈높이와 기대수준에 함량미달인 제품 역시 시장에서 퇴출 영순위다. 시장은 저만치 가는데, 연구개발(R&D) 속도가 늦어지면 고객은 시선을 돌린다.

 시대를 너무 앞선 제품의 운명도 불운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대박을 치지 않았다면, 3DTV 역시 백화점 매장에서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LED TV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에 TV 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도 2000년대 중반부터 휴대폰 전문가들이 언급했지만, 2010년 한국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애플 아이폰이 몰고 온 스마트폰 열풍은 휴대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아이폰 생태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콘텐츠·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반에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10년전 주목을 끌지 못했던 와이파이가 공짜의 시대를 맞아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 하나의 제품이 히트상품으로 등극하는 데는 시장의 요구와 소비자 기호 등 여러가지 환경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져야 한다.

 전자신문이 선정한 ‘2010 상반기 인기상품’ 역시 이 같은 히트상품 방정식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품질까지 좋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은 좁게는 고장이 나지 않는 제품부터 넓게는 주부, 기업고객 등 수요자에게 무한감동을 선사한다.

 ◇공짜와 품질, 소비자를 매혹하다=공짜는 어떤 마케팅 수단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공짜라는 단어는 강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공짜가 매력적인 이유는 손해를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공짜라는 의미의 프리(free)는 1585년 생겨난 개념으로 ‘비용으로부터 자유로운’을 의미한다. 0은 단순히 하나의 가격이 아니고, 감정을 극렬히 자극하는 버튼이자, 이성적인 흥분을 일으키는 원천이다.

 KT의 이동통신 서비스 중 ‘와이파이(무선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너도나도 공짜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부채꼴 모양의 와이파이존으로 이동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스타벅스·롯데리아 같은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대학가·공공건물 등 와이파이 접속 지역에서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었다. 통합LG텔레콤 역시 100Mbps급의 ‘엑스피드 100’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다양한 결합상품 도입으로 통신비용 부담을 줄였다. 24시간 고객상담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전분야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얼음을 구할 수 있는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선 아이디스의 영상기록저장장치(DVR), 콤팩트 디카 최초로 풀HD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소니코리아의 디지털카메라 등이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다.

 ◇이변, 우리가 일으킨다=실력이 감추어져서 경기나 선거에서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나 후보자를 ‘다크호스’라 한다. 경주마의 성적, 혈통, 그동안의 데이터를 통해 분석·추론하는게 경마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주마는 능력을 알 수 없기에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IT업계의 차세대 다크호스들도 다수 등장했다. 씨앤에스링크의 내비게이션 마이딘 아이원은 화면 구성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주목을 끌었다. 노애드가 개발한 기업 내부정보 유출방지 솔루션인 미라지웍스는 가상화 기술을 통해 PC에 기존 사용환경과 격리된 업무환경을 제공한다. 에이빅이미징의 차량용 블랙박스 ‘뷰아이(VIEW-I)’는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 경쟁력까지 높인 제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