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떠오르는 中企·벤처] <8>쿠오핀

이상훈 쿠오핀 대표(오른쪽 세 번째)와 연구원들이 홈게이트웨이와 무선랜 솔루션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이상훈 쿠오핀 대표(오른쪽 세 번째)와 연구원들이 홈게이트웨이와 무선랜 솔루션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작은 일과 기본에 충실하라. 작은 일에 성공해 본 사람이 큰 일에 성공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전자부품연구원(KETI)을 마주하고 있는 쿠오핀(대표 이상훈). 이 회사 건물 3층에 위치한 연구소에 올라가다 보면 커다란 글씨로 적혀 있는 이 같은 문구가 두 눈 가득히 들어온다.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하게 대하지 말라’는 연구원들을 향한 이상훈 사장의 주문을 담은 팀 정신이다. 전체 직원 20명 가운데 80%인 16명이 연구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곧 이 회사의 사훈이나 다름없다.

 쿠오핀은 이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그동안 외산에 의존하던 통신용 반도체를 하나 하나 국산화해 나가고 있는 통신용 주문형반도체 전문업체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네트워크 프로세서 원천 기술. 서비스품질(QoS)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쿠오핀은 이들 기술을 적용해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하던 ‘QoS 스위치 칩셋’을 국산화했다. 이 제품은 현재 100Mbps 및 급 스위치 칩셋(포트 수 3∼16)과 ARM을 내장한 시스템온칩(SoC) 등 총 11개 제품을 20여개 시스템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통합LG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대기업과 서울통신기술·코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인터넷 전화용 AP 및 IPTV용 유선 게이트웨이, IP카메라, 비디오폰 등 용도도 다양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보통신특등급아파트에도 홈게이트웨이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토지주택공사와는 에너지 절감형 차세대 그린 홈게이트웨이를 공동 개발, 오는 9월께부터 시범 아파트단지에 적용할 예정이다.

 쿠오핀은 지난 2008년부터는 칩셋 판매와 더불어 모듈 및 시스템 사업을 추가했다. CDMA를 이용해 와이파이로 연결해 주는 3G 라우터용 와이파이 11n 모듈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시스템 업체인 에피콤을 통해 지난 2월부터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및 KT 등과 선행기술과제 공동개발을 통한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한 첫 제품인 IEEE1588v2 시각동기화 칩셋은 오는 8월 출시를 목표로 자체 검증을 진행 중이다. 또 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융합, 클라우드 컴퓨팅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 칩셋도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쿠오핀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60억원보다 4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시스템 및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

 이상훈 사장은 “독일 세빗(CeBIT)과 싱가포르·대만 등지의 정보통신전시회 등 3∼4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계획”이라며 “특히 지난 5월에는 일본 미도리아와 현지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기술 지원이 어려운 만큼 우선 일본과 대만 등 가까운 지역부터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남=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