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인더스트리] <5> 소형 2차전지 약진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삼성SDI는 시장점유율 면에서 세계 1위 업체 산요를 턱밑까지 따라붙어 1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 LG화학도 지난해 3위 업체 소니를 제친 데 이어 그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상업 생산을 시작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20∼30년 업력의 일본과 함께 생산량 면에서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일본의 시장조사전문기관인 IIT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SDI의 출하량은 월평균 5487만셀로 일본 산요의 5717만셀에 바짝 근접했다. LG화학도 월평균 4130만셀을 출하해 3285만셀을 출하한 소니와의 격차를 벌였다.

 ◇2분기 한국 성장 가속화=2분기 이후에도 한국 업체의 성장세는 거셀 전망이다. IIT는 삼성SDI가 갤럭시S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제품에 공급량을 늘리면서 출하량에서 산요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 역시 노키아 공급 물량이 대거 늘면서 소니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올해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에선 산요·파나소닉 연합이 26%로 1위를 유지하고 삼성SDI가 21%, LG화학이 17%로 한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3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2분기에도 삼성SDI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전자책(e북) 등 모바일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노트북 분야에선 LG화학이 에이서·도시바·레노버 등의 고객사 수요가 늘고 있어 약진이 점쳐진다.

 ◇시장 성장, 한국 ‘파이’ 커진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올해 소형 2차전지 시장의 성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점이다. 올해 1분기 출하량은 월평균 2억7400만셀로 작년 4분기 대비 8% 감소했지만, 이는 계절적 변동분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2분기에는 월평균 3억1300만셀이 생산돼 과거 최고치를 큰 폭으로 넘어설 전망이다. 아이폰과 블랙베리·갤럭시S 등을 포함한 스마트폰 호조, 킨들·아이패드 등 전자책 수요 등도 가시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팟·아이폰·맥북·아이패드가 모두 각형 파우치 형태의 2차전지로 국내 업체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 한국에 경계의 고삐 죈다=일본도 한국업체의 공세에 맞서 고삐를 죄고 있다. 산요를 합병한 파나소닉은 지난 3월 스미노에에 연면적 94만000㎡ 세계 최대 셀 조립·생산 공장을 가동했다. 월 1000만셀을 생산할 수 있고, 또 2공장이 가동되면 월 2500만셀의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소형 2차전지 분야에서 산요·파나소닉 연합군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원 솔라앤에너지 연구원은 “국내업체들이 2차전지 시장에서 최근 강세를 띠는 데는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를 겨냥한 공격적인 투자가 한몫했다”며 “스마트폰·전자책 등 적용 제품 대상이 확대되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시장 수요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