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식과 법·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22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막한 ‘미래 주택과 헬스 텔레매틱스 세계대회(ICOST 2010)’ 화두는 ’변화‘였다. 오전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가나데 다케오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와 사카무라 겐 일본 도쿄대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공통으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스 텔레매틱스와 스마트홈 기술이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인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진화하는 기술에 대응해 사회적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가나데 교수는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QoLT)의 목표는 사람이 의도하는 것에서 사람이 직접 할 수 있는 행위를 뺀 나머지와 같다”며 “사람의 행동과 환경을 인지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는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의 활동 영상을 보여줬다. 이는 프로그램을 사전에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로봇이 자체적으로 패턴을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 기술 발전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이제껏 로봇은 인간이 직접 나서기 꺼려하는 분야에 주로 투입됐다”며 “이를 다른 곳에 응용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맥시멈 캐주얼 엔트로피’ 기술을 적용해 인간의 행동 반경과 활동 패턴을 로봇에 학습시킨다면 삶의 질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등장한 분야가 QoLT이라는 것. 가나데 교수는 “인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질적으로 인간의 필요에 부응하는 기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사카무라 겐 교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세 차례 건축했던 ‘트론 하우스’를 예로 들며 유비쿼터스 컴퓨팅 실제 사례를 제시했다. 트론 하우스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친환경 자재로 건설해 신체 환경에 도움을 주는 건축물을 말한다. 사카무라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다가올수록 트론 하우스와 같은 건축물이 인간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트론 하우스 실험에서 얻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기술 발전과 더불어 기존 법·사회적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 고령화로 효율적인 사회 인프라가 필요한 현 상황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이는 법적 문제 해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변화할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행사 당일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건강 자립을 위한 고령친화기술’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는 25일까지 계속된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