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주성, 상반기에만 150명 이상 충원, 장비업체 승부수 띄운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승부수를 띄운다.

 세계 일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꿈을 위해 상반기에만 17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적 투자를 감행 중이다. 특히 최근 이 회사의 수주 추이를 보면 국내 장비업계 역대 최대 매출인 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국내에도 세계적인 장비 기업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주성(대표 황철주)은 지난해 연말 450여명이었던 직원을 최근 620명까지 늘렸다고 22일 밝혔다. 올 상반기에만 전체직원의 25%가 넘는 170여명을 늘린 셈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은 보통 시황 악화를 대비해 경기가 좋을 때에도 10% 안팎의 인력을 채용하는 게 상례였다. 주성 역시 그동안 업황이 좋을 때 10% 안팎의 인력을 충원해왔다. 주성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는 650∼700여명 수준으로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또 다른 대형 수주가 발생하면 인력 충원 규모는 좀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주성은 이와 함께 최근 미국 플라즈마 소스 대표이사였던 함무영 박사를 엔지니어링 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미국 펜타곤 테크놀로지스의 아시아지역 책임자였던 피터 얀씨를 해외고객지원 총괄 부사장으로, JP모건 투자은행의 반도체·태양광 전문 애널리스트 출신인 조 펭씨를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고급 인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주성 측은 “반도체·LCD 장비 분야는 2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왔는 데 지난 2008년부터 태양전지 장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그런 변동폭이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적인 장비 기업들과 맞설 수 있도록 조기에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하고 또한 미래를 위해 인력 투자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국내외 장비기업들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주성은 매출이 15% 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기업과 총 1600억원 규모의 태양장비 공급 계약에 성공하고 최근 LG디스플레이와는 747억원 규모의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초대형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진성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성이 2010년 태양광 분야 매출이 2100억원에 이르는 등 4023억원의 매출과 5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LED·OLED 분야로 사업이 확대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라고 밝혔다. 국내 장비 기업이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은 지난 2008년 세메스가 기록한 4079억원이다. 시장조사기관인 VLSI에 따르면 지난해 15위권 반도체 장비기업 매출이 대략 4억달러인 만큼 주성이 올해 4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거둘 경우 20위권 내 진입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