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스태프 `어게인 2002!`

’그들에게선 4강의 향기가 풍긴다!’

23일(한국시간) 새벽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치러진 더반 스타디움의 벤치. 90분 혈투 끝에 한국의 16강 진출을 알리는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정해성(52) 수석코치와 김현태(49) 골키퍼 코치, 박태하(42)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물론 최주영(57) 재활트레이너 팀장과 레이몬드 베르하이옌(39) 피지컬 코치 등 지원스태프들은 모두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사상 첫 4강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던 태극전사들은 그로부터 10년이 흐르고 나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해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아시아를 대표해 처음 월드컵 본선을 밟았던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박창선의 월드컵 본선 첫 골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기적의 4강 진출을 일궈냈던 태극전사들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달성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벤치에서 ’두 배의 기쁨’에 사로잡힌 대표팀 스태프들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진출의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정해성 코치와 김현태 골키퍼 코치가 주인공이다.

정 코치는 2002년 당시 엄한 ’호랑이 코치’ 역할을 맡아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수비전술 마련에 큰 공을 세웠다. 또 김 코치도 주전 골키퍼 이운재(수원)를 조련하면서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끄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이날 감격은 코칭스태프 뿐 아니다. 선수들을 돌보는 의무팀의 터줏대감인 최주영 재활트레이너 팀장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당시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부상 상태를 돌보는 중요한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기간에 ’부상 선수 제로’의 신화를 일궈냈다.

또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며 2002년 월드컵 당시 태극전사들의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만들었던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도 8년 만에 허정무호에 합류, 철저한 체력관리로 원정 16강 진출의 근간을 만들었다.

이밖에 2002년 당시 히딩크 감독의 통역으로 활약했던 전한진(40) 축구협회 차장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살림을 챙기는 행정팀장을 맡아 태극전사들이 아무 불편 없이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헌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