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료전지 보급의 성패는 가격을 얼마나 단시간 내에 현실화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배준강 GS퓨얼셀 사장은 정부의 계획대로 2015년까지 연료전지의 제조가격을 500만원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과 양산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그린홈100만호보급사업’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의 가격은 대당 약 6000만원. 고가의 연료전지를 5년 만에 약 10분의 1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배 사장은 연료전지 보급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중장기 계획과 시장 창출을 위한 지원책, 그리고 업계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병행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격을 낮추는 핵심입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확실한 중장기 보급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장을 예측할 수 없죠. 공장증설은 물론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바꿔 말하면 확실한 비전이 보이면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신생 부품 제조업체까지 시장에 진입하게 됩니다.”
배 사장은 이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일본 연료전지 기업의 뒤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며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이에 따른 기업의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은 파나소닉·도시바·신일본석유 등 3 대회사가 연산 1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올해 판매가격 또한 340만엔 수준으로 우리보다 약 15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양산체계를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결과다. 정부의 지원예산 또한 차이가 크다.
일본이 연료전지 보급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한 해 약 2000억 수준. 올해 200억원인 우리보다 규모면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배 사장은 “우리기업도 이미 연료전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과 같은 규모의 양산시설을 갖출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오히려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보통 3년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 격차는 없습니다. 다만 보급에 있어 일본이 좀 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죠. GS퓨얼셀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준은 이제 세계 정상급입니다.”
배 사장은 앞으로 개화할 연료전지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더욱 주력하는 한편 체계적인 보급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도시가스 전문기업인 삼천리와 협약을 맺고 정부의 ‘그린홈100만호보급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제조업체는 일단 전문적으로 제조와 기술 서비스에 주력하고 연료전지의 연료가 되는 LNG를 공급하는 도시 가스 기업이 판매와 영업에 나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직접 보급을 하고 있는 삼천리 또한 저희에게 제품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어 발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