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의보감] 오디

 이맘 때쯤이면 예전 시골에선 오디를 따먹느라 아이들 입이며 옷자락이 온통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과거에는 곳곳에 뽕나무가 많아서 오디를 따먹고 누에고치를 보는게 쉬운 일이었지만, 요즘은 양잠을 하는 곳이 한정돼 있으니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선 아이들이 이런 추억을 얻을 수가 없다.

 양잠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오디만큼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실이 됐다. 최근 몇년 간 웰빙 열풍을 타고 오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규모 농장이 많아져 요즘은 각 가정에서 오디주를 만들어 복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디의 정확한 효능에 대해 알고 오디즙이나 잼, 차 등으로 집안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보자. 더불어 버릴게 하나도 없다는 뽕나무에 대해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오디는 한의학에서 ‘상심자’라고 불리는 보혈(補血) 약류에 속하는 약재다. 심(心), 간(肝), 신(腎)을 보하고, 몸안의 진액을 생성해주기 때문에, 혈허(血虛)나 음허(陰虛)해서 생기는 증상에 두루 쓰인다. 어지럼증, 눈이 침침하고,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잘 안들릴 때, 불면증, 탈모, 소갈, 변비 등의 증상에 오디가 좋다는 말이다.

 성질이 차가워 열을 내리며 보혈해주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에도 효과가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래 복용하면 흰 머리가 검게 되고 늙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성질이 차므로 속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뽕나무 중에서도 잎(桑葉)은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다. 차가운 성질로 몸의 열을 내리면서 기침, 두통을 멎게 하기 때문에 차로 준비해 놓고 마시면 좋다. 뽕나무 가지(桑枝)는 몸안의 부기를 빼주는 각용을 한다. 따라서 다이어트 한방차로 활용하면 좋다. 뽕나무 뿌리는 상백피라 해서 해열작용과 기침, 천식을 치료하는 효능이 아주 뛰어나다. 열매에서 잎과 가지, 뿌리에 이르기까지 뽕나무는 요긴한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