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밀레니얼 제너레이션
린 C. 랭카스터·데이비드 스틸먼 지음. 양유신 옮김. 더숲 펴냄.
어린 아이가 성장해 부모의 일을 계승할 때까지 30년 정도 되는 기간,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갖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국어 사전에서 ‘세대’를 정의하는 말이다.
독일 역사주의·정신과학의 확립자로 불리는 W 딜타이는 처음으로 세대의 역사적 의미에 주목했다.
그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기에 어떤 큰 사건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은 동시대 사람들이 곧 같은 세대며, 그들의 사고와 행동 양식도 공통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세대 공감이다. 베이비붐 세대, 386 세대가 성장 과정에서 당시 시대적 상황에 강렬한 공유 체험을 갖고 있다며 특징적으로 분류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들 세대는 전통적으로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근래 등장한 신세대들은 수많은 닉네임을 달고 있을 만큼 특색 있다. 밀레니얼(새로운 천년) 세대, Y세대, G세대, P세대, V세대, 구글 세대, 에코부머(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 테크 세대 등 이들을 일컫는 별칭도 다종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된 몇 가지 특징은 강력한 개성과 열정으로 자신만의 목표를 지향하되 남들과 함께하려는 참여 의식을 지닌 세대라는 점이다.
신간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은 새로운 천년을 이끌어 갈 주역,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분석했다. ‘향후 20년간 기업과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인류에 대한 분석’이라는 부제가 전하는 바 그대로다.
밀레니얼 세대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우리는 이미 목도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미 언론들은 ‘변화’와 ‘희망’을 구호로 내세운 버락 오바마를 44대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주역이 밀레니얼 세대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그때 나이로 따지면 9세에서 28세에 속하는 젊은이들이다. 투표권이 없는 학생은 부모에게 오바마를 찍도록 종용했고,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은 미국이 바뀌어야 한다는 희망으로 표를 던졌다.
이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로 물질적인 풍요 속에 양질의 교육을 받고 어려움 없이 자랐다. 또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등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도 겪었다. 시대적 공감대는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한마디로 단정짓기도 힘든 배경이다.
이 책은 전통적인 이전 세대와 비교해 이들 신인류가 향후 우리 사회와 기업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진단한 일종의 미래 예측서다. 특히 가장 비중 있게 다룬 대목은 직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기존 세대가 겪는 갈등이다. 신세대에겐 아직 낯선 모습이지만 미래 사회의 중심이 될 그들과 슬기롭게 공존할 수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책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구분짓는 일곱 가지 요인을 이른바 ‘M팩터’로 정의한다. M팩터란 부모, 권능감, 의미, 높은 기대치, 빠른 속도, 소셜네트워킹, 협력이다. 얼핏 의미가 다가오지 않는 면도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밀레니얼 세대를 구분짓는 특징이라는 데 수긍이 간다. 앞으로 20년간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성공 여부는 바로 이들 밀레니얼 세대를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결론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1만79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