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iPad)가 정보기술(IT)과 콘텐츠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아이패드는 출시 80일 만에 300만대나 판매됐다. 여기에다 미국 주요 일간지가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앱) 광고가 늘어 뉴스 앱 유료화를 보류할 정도로 올드미디어의 `구원투수`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아이패드가 출시 80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300만대를 넘어섰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애플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4` 시판을 앞두고 있어 아이패드 인기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첫 100만대 판매에 28일, 이후 100만대를 더 팔기까지 31일이 걸렸지만 200만대에서 300만대를 넘기까지는 21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만대까지 2.5초당 1대, 300만대까지 2.3초당 1대가 팔린 셈이다.
아이패드 수요가 예상보다 높자 재고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아이패드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잠재적인 앱 사용자와 구매자가 늘어나는 만큼 아이패드용 앱을 공급하는 콘텐츠 업계엔 희소식이다. 이미 아이패드 특유의 멀티터치(손가락으로 화면을 축소ㆍ확대하는 기능)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한 아이패드 전용 앱 등록 개수만 1만1000개를 넘어섰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등에서 활용되는 2만2500여 개 앱을 더하면 3만3500여 개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는 특히 신문 잡지 등 침체에 빠진 올드미디어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아이패드 앱 광고비가 기존 웹 광고비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USA투데이는 아이패드 앱을 통해 메리어트호텔 광고를 1000회 노출하면 일반 웹 광고에 비해 5배인 50달러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아이패드 앱 광고 수익이 유료 뉴스 앱 구독으로 생겨나는 수익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올해에는 아이패드 앱을 유료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USA투데이 앱은 현재까지 53만8000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데이비드 헌케 USA투데이 회장은 "광고 효과가 높고 수요도 있기 때문에 뉴스 구독을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패드 출현으로 넷북과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등은 시장을 잠식당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2분기에 아이패드가 넷북과 태블릿 PC 부문 전체 판매량 중 30%를 차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15일 발표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1분기가 미니 노트북컴퓨터의 끝"이라며 "2007년 4분기가 넷북의 시작을 알렸다면 2010년 1분기는 넷북 종말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넷북은 기능이 일반 노트북컴퓨터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작고 가벼워 이동성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이러한 넷북 장점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면서 터치 방식으로 움직이는 태블릿 PC라는 특성까지 갖추고 있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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