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합병, 집중.’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전략을 압축하는 단어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때로는 규모의 경쟁을 위해 경쟁사와 협업하거나 인수합병(M&A)을 전격 단행하기도 했다. 또 경쟁력 있는 한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쌓아올렸다.
◇창조적 분야 개척=이른바 SW 2.0시대의 개막을 알린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성공 스토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시장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세일즈포스닷컴도 마찬가지다.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유통 플랫폼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 SW분야에서도 이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비즈니스서비스관리(BSM) SW로 시가총액 7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한 BMC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년 전 단 두 명의 개발자가 ‘IT관리’라는 새로운 개념의 SW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M&A로 규모의 경쟁=글로벌 스타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끊임없는 M&A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IBM 등 SW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기업들은 틈틈이 크고 작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부족한 영역을 채웠다. 새롭게 진출하기보다 기존 기업을 흡수하면서 규모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올해 M&A 최대 이슈로 떠오른 오라클의 선 인수는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M&A가 SW와 HW 경계를 넘나들며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EMC가 VM웨어를 인수한 것과 마찬가지다. HW에서 SW에 이르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고객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애플과 구글이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등을 통해 선보인 협업 비즈니스 모델도 벤치마킹 대상 1호로 떠오른 상태다. 국내 중소 SW기업들도 핵심 경쟁력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을 개척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최근 인프라웨어와 북큐브네트웍스의 전자책 협업 비즈니스는 좋은 사례다.
◇핵심에 집중하라=핵심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도 글로벌 스타기업의 특징이다. BMC가 20여년간 BSM 분야에 집중하면서 기술력은 물론이고 브랜드 가치까지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CA테크놀로지도 IT관리와 보안솔루션 분야에 집중한 결과 2010 회계연도 43억5300만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독보적인 오페라소프트웨어도 핵심에 집중한 사례다. 1995년 설립 이후 브라우저 SW 개발에 역량을 쏟은 결과, MS(IE)·구글(크롬)·애플(사파리) 등에 모두 브라우저를 공급한다.
윌리엄 매크래켄 CA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는 “CA테크놀로지스는 요소 기술을 보유한 SW기업을 인수해 IT관리 보안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단순히 몸집을 키우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분야의 독보적인 회사로 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