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이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밤잠을 설치고 “대∼한민국”을 외쳐댄 국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선물이었다. 인터넷에서는 골을 넣은 이정수, 박주영 선수와 함께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전의 경기결과, 16강전 일정, 다음 상대인 우루과이 등 다양한 키워드들이 인기검색어 리스트에 올랐다.
23일 나이지리아전은 새벽시간임에도 네이버 인터넷 중계에 최대 동시접속자가 43만5000명을 기록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 중 8만5000명은 인터넷에서만 가능한 동시 중계 화면으로 같은 시각에 열린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전을 함께 관람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한국 축구가 지난 대회까지 원정 경기에서 기록한 전적은 1승 5무 11패였다. 그나마 2002년 이전까지 월드컵에서는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이번 경기는 우리 국민들의 한을 풀어 준 한 판이었다.
한국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서 총 5골을 기록해 2승 1무로 진출한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때 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한국은 폴란드를 2대0으로 완파했지만 미국과의 2차전에서는 1대1 무승부, 3차전에서는 1대0으로 승리해 조별리그에서 총 4골을 기록했다.
우리 대표팀은 한국 시각으로 26일 밤 11시, 그리스전 승리 장소인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16강전을 치른다. 우루과이는 1930년 자국에서 열린 초대 월드컵과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등 두 번이나 월드컵을 제패했으며 현재 FIFA 랭킹 16위인 남미의 강호다. 특히,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서 활약하는 디에고 포를란,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활약하는 루이스 수아레스는 이번 대회 최고의 투톱 조합으로 꼽히고 있다. 개최국 남아공, 지난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와 한 조에 속해 만만치 않은 승부를 예상했지만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는 동안 실점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남미 지역 예선에서는 5위에 그쳐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힘겹게 본선에 진출한 바 있고, 1990년 이후로는 한 번도 16강에 진출한 적이 없어 단판 승부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의 5월 FIFA랭킹은 47위이지만 조별리그서 한국이 완승한 그리스는 13위였으니 이번 월드컵서 랭킹은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