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는 위기이지만 유망한 기회입니다.”
이연숙 ‘ICOST(International Conference on Smart Home & Health Telematics 국제 스마트 홈&헬스 텔레매틱스 콘퍼런스)2010’ 조직위원장(연세대 교수)은 “고령화 사회가 환경오염에 따른 생태학적 위기에 필적하는 ‘인구학적 위기’”라며 “고령친화 기술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이지만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을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 불이 붙으면 어느 산업보다 뜨겁게 달아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위원장은 2013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노년학회 세계대회’가 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태학적 위기만큼 인구학적 위기는 아직 관심이 덜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기조가 생태학적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고 있지만 고령 친화 성장에 대해선 정부 조차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콘퍼런스 목적도 이런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고령친화 성장 국가가 되기 위해선 지금부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 수립의 첫 걸음으로 대통령 직속의 종합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고령친화 성장에 대해 각 부처가 명확한 역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인재 양성과 학문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맡고 산업 진흥은 지식경제부가, 도시 정비는 국토해양부가, 서비스는 보건복지부가 맡는 등 역할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모든 역할을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고령친화 기술은 철저히 ‘사용자 기반’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미 고령친화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기술이 나와 있지만 사용자 친화성을 가지지 못하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사용자 기반으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융합 연구’를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고령친화 기술 특성상 어떤 과학기술보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인문·사회학과 등 폭넓은 학제에 기반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